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7일 "북한을 실제로 조종하는 실세가 따로 있다"며 노동당 조직지도부 핵심 간부인 조연준, 조용원, 박태성 등 3명을 북한의 '비선 실세'로 지목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바른정당 초청 간담회에서 "많은 사람은 김정은(노동당 위원장), 황병서(총정치국장), 최룡해(당 부위원장),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런 노동신문에 공개된 라인만 보고 평가한다"며 "실제 힘이 있느냐 없느냐는 국가 서열 몇 번째냐가 아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외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북한의 권력 중심으로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지목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공안 기관을 지휘하며 당·정·군에 대한 인사·검열권을 갖는 노동당 최고 권력 부서로 '당 속의 당'으로 불린다.
태 전 공사는 "조직지도부 부부장·과장들이 북한 사회 전반을 통제하고 운영한다. 실제로 뒤에서 조종하고 목 치는(숙청하는) 이런 사람들은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며 "최룡해·황병서 같은 사람들을 다 제거해도 북한은 정상적으로 간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조연준, 조용원, 박태성 등 3명을 북한의 '비선 실세'로 꼽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조연준(80)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조연준은 김정은 집권 이후 장성택 등 고위층에 대한 숙청을 총지휘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노동당 저승사자'로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원은 나이가 50대로 젊은 편이지만 역시 조직지도부의 실세로 파악되고 있다. 2014년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해 12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해 별로 드러난 정보가 없다. 2015년에는 김정은의 현지 시찰 수행 횟수에서 조용원이 37회를 기록, 황병서 군총정치국장(74회)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김정은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태성은 김정은이 2013년 12월 장성택을 숙청하기 직전 백두산 인근 삼지연(양강도)에 머물렀을 때 동행한 이른바 '삼지연 실세' 그룹에 속한 인물이다. 이듬해 5월에는 평안남도 도당위원장에 올랐다. 지방에서 경험을 쌓은 후 조직지도부 등 권력 중심부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