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커플이 마침내 하나가 됐다. 2013년 1월 1일, 열애를 공식 발표한 후 5년 동안 공개 커플로 만남을 지속해온 비와 김태희 커플은 지난 1월 19일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의 열애 스토리, 결혼식 현장과 신접살림 뒷이야기를 취재했다.
아름답고 경건한 결혼이었다. 공개 열애 5년 동안 ‘세기의 커플’로 불렸던 이들은 미래를 약속하며 ‘최고의 부부’로 거듭났다. 비(정지훈, 35)와 김태희(37)가 19일 백년가약을 맺고 평생 반려자가 됐다. 철통 보안 속에서 결혼식은 천주교 혼배미사 형식으로 치러졌다.
당일 취재진들은 톱스타 부부의 탄생을 카메라에 담고자 이른 아침부터 서울 곳곳의 성당을 배회했다. “시국을 고려해 비공개로 식을 치를 것”이라고 밝힌 비와 김태희는 결혼식 날짜와 장소, 시간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하객들에게도 결혼식 당일에 장소와 시간을 알렸을 정도다.
‘최고의 부부’가 탄생한 역사적인 장소는 성스러운 곳, 가회동 성당이다. 두 사람은 5성급 호텔 대신 결혼식 비용이 130만원에 불과한 작은 성당을 택했다. 하객도 50여 명 정도로 소박하게 초대했다. 청첩장 없이 직접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웨딩업체들의 협찬도 일제히 거절했다. 비의 말대로 두 사람의 결혼식은 조용히, 경건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치러졌다.
신랑 비는 늠름했고, 신부 김태희는 수줍었다. 비의 대부 안성기부터 스승 박진영과 절친 박준형 등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신부님 주례에 귀를 기울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김태희의 드레스도 눈길을 끌었다. 유명 디자이너의 드레스 대신 오래 일해온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드레스를 디자인했단다. 김태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드레스다. 신랑 비와 대비되는 아담한 모습이 오히려 조화를 이뤘다. 슈트와 드레스 궁합부터 부창부수다.
부케는 서울대학교 출신인 신부 김태희의 동문 이하늬가 받았다. 연인 윤계상과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 이하늬는 김태희의 부케를 받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선남선녀의 사랑으로 가득한 결혼식이었다.
2013년 1월 1일, 열애를 공식 발표한 후 5년 동안 공개 커플로 만남을 지속하던 이들은 교제 기간 동안 무려 네 차례 결혼설에 휩싸였다. 두 사람의 결혼은 모두의 관심사였다. 그때마다 계획이 없다며 소문을 일축하던 비는 신곡 ‘최고의 선물’을 통해 결혼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세상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 너와 같이 같은 꿈을 꾸고파/ 영원한 너의 이름 가장 큰 기쁨/ 너와 같이 눈을 뜨고 같은 날 같이 눈을 감고파/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위해.”
최고의 선물은 김태희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결혼을 약속하는, 영원을 약속하는 비의 세레나데다. 역대 그 어떤 스타 커플도,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최고의 프러포즈로 둘은 하나가 됐다. “힘들고 지쳐서 쓰러질 때마다 안아줬다”며 연인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비. 실제로 김태희는 비가 우여곡절을 겪을 때마다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켰다. 뭇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히던 만인의 연인 김태희는 오직 한 남자만을 사랑했다. 비는 그런 김태희를 사랑을 넘어 존경한다고 한다.
결혼식을 알리는 과정도 로맨틱했다. 비는 결혼 사실이 보도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이 된다고 밝혔다. 친필로 쓴 글에는 김태희를 향한 애정과 신뢰가 가득 묻어났다.
“이제 저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훌륭한 남편이자 남자가 되려 합니다. 그녀는 제가 힘들 때나 행복할 때나 변치 않고 늘 제 곁을 지켜주며 언제나 많은 것들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제 신뢰가 쌓이고 사랑이 커져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결혼식과 시간은 현재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김태희 역시 팬에게 감사의 마음과 행복한 부부로 살겠다는 다짐을 담은 손편지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저희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갈 긴 여정의 첫 날인 오늘, 그동안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팬 분들의 축복 속에 그 첫 걸음을 내딛고 싶습니다. 서로를 위하고 존경하며 또 부족한 점은 서로 채워가며 열심히 살께요!
여러분의 넘치는 사랑을 통해 배운 따뜻한 마음과 감동을 앞으로는 한 가정의 아내로서 그리고 더욱 성숙한 배우의 모습으로서 다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그리고 저의 반려자가 될 그 분에게도 든든하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서? 한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은 뒤로 미루고 비의 집에서 신접살림을 차렸다. 자녀 계획은 “서두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10월, 한 소셜커머스 광고를 통해 만났다. 비의 입대 전 마지막 광고다. 그럼에도 비는 사랑을 고백했고, 김태희는 진심을 보여준 비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김태희는 군복무 중인 비를 만나기 위해 직접 부대를 찾아 짧은 데이트를 즐겼다. 비는 연인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4박 5일의 휴가를 냈다. 복귀하는 비를 위해 간식을 챙겨주는 김태희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실의 일등 공신은 김태희의 ‘고무신 내조’에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여인의 사랑을 받는 비의 마음은 오죽 행복했을까.
하지만 두 사람의 데이트가 포착된 보도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비가 다른 동기에 비해 휴가와 외박을 지나치게 많이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사병 특혜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또 복귀하는 비의 복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다. 군대 논란은 남자 연예인에게 뜨거운 감자다. 논란 탓에 비는 전보다 휴가를 내는 게 쉽지 않아졌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만남은 줄어들었다. 여러 논란 속에서 복무를 마쳐야 했던 비의 마음은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태희는 연인을 응원하며 비를 감쌌다. 논란은 두 사람의 신뢰가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필연일까. 이들은 이미 인연이 될 운명이었다. 비는 2004년 드라마 후 배우로서 승승장구했고, 이후 MBC 에 캐스팅된 바 있다. 상대역은 김태희였다. 김태희는 끝까지 출연을 고민하다 결국 “학업에 열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출연을 거절했다. 이후 비도 출연을 고사했다. 만약 두 사람이 당시 만났다면, 우리는 세기의 커플을 더 일찍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와 김태희 부부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연예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부동산 부자라는 점이다. 김태희는 현 시세로 약 70억원, 130억원인 서울 한남동 빌라와 강남역 부근 상가를 소유 중이다. 남편 비는 62억원 가치를 가진 청담동 빌라와 250억원 상당의 청담동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으로 연예계 부동산 보유 1위 부부가 됐다.
광고계도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새 신랑 새 신부가 된 스타들의 전유물인 가전, 아파트 광고주들이 두 사람을 탐내는 중이다. 이들의 막대한 재산은 서로의 결합으로 더욱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화려함에도 소박한 결혼식을 치른 두 사람. 가치관까지 닮은 비와 김태희는 서로에게 최고의 선물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