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이하 롤)’ 프로게이머 ‘데프트’ 김혁규(21). 지난 2014년 시즌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그가 2년 간의 중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 리그로 복귀했다.

김혁규는 지난해 아쉽게 ‘롤드컵’ 진출에 실패한 KT 롤스터에 입단해 ‘스코어’ 고동빈, ‘스멥’ 송경호, ‘폰’ 허원석, ‘마타’ 조세형 등과 함께 ‘수퍼팀’을 결성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한국 리그에서 새 팀원들과 함께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던 김혁규. 매일 ‘소환사의 협곡’으로 떠나던 그는 어느 날 협곡 입구 붙어있는 자신의 사진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2등신' 데프트.

김혁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롤 시작화면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얼굴좀 줄여주세요… 게임 킬때마다 무서워요”라고 썼다.

이를 본 김혁규의 지인은 “혁규야 간만에 롤켰다가 깜짝 놀랬다. 못본새 머리만 컸나 하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 외 많은 팬들이 “귀엽다”, “사랑스럽다”, “크긴 크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런데 2일 오전, 김혁규의 페이스북에 댓글에 라이엇게임즈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했다. ‘Junwoo Kim’이라는 이름을 쓰는 그 네티즌은 김혁규에게 “의견 감사합니다. 줄여달라고 해서 좀 수정해보았는데… 맘에 드나요?”라고 댓글을 남기고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20등신(?) 데프트

새로운 사진 속 김혁규는 머리가 이전보다 작아진 반면, 몸통이 엄청 커졌다. 이 사진은 실제로 롤 첫 화면에 들어갔다. 김혁규는 자신의 모니터로 이 사진을 확인한 뒤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고맙습니다”라고 라이엇게임즈의 배려(?)에 감사를 표했다. 짧은 메시지였지만 행간에 그의 착잡한 심경이 담긴듯 했다.

이 게시물에 KT롤스터의 이지훈 감독이 이상한 모양의 동물 합성사진을 올리며 김혁규를 디스하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 측의 ‘소원수리’ 덕분인지, 김혁규는 2일 저녁에 펼쳐진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2017롤챔스 스프링 정규시즌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