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였던 김용민(43·사진)씨가 17일 여당인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에 입당했다가 반나절 만에 제명 처리됐다.

한국당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오후 8시 경기도당 윤리위 회의를 열어 김용민 당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당원 품위유지의무 위반과 당에 대한 명예훼손,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 이탈 유발, 개인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한국당은 "김씨가 입당 후 본인의 SNS에 당을 조롱하는 글을 게시하고, 당이 정한 공식 약칭 대신 '자유당'으로 비아냥거렸으며, 당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본인의 SNS에 올려 국민을 선동함으로써 당을 호도하고 민심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인을 동지로 호칭하면서 비아냥거리는 게시물은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기획입당'을 위해 입당원서를 팩스로 제출함으로써 위계로 도당 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나꼼수’로 이름을 알린 김씨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서울 노원갑 후보로 출마했으나, “(테러 대책으로) 미 국무장관 라이스를 강간해 죽이자” “(저출산 대책으로) 최음제를 피임약이라고 해서 팔자” 등 과거의 막말 전력이 드러나 낙선했다. 그 해 민주당의 총선과 대선 패배에까지 김씨의 막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나왔고, 김씨는 이후 야권 인사들의 언행 논란이 있을 때마다 ‘막말의 대명사’처럼 거론돼 왔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4년 전 탈당했건만 선거 때마다 제1야당(민주당)을 ‘막말당’으로 말아버리려고, 2012년 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 김용민을 화면에 소환시키는 종편(방송)들에게 어떻게 하면 감사의 뜻을 표시할까 싶어서 자유당(한국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스스로를 “자유당원 김용민”이라고 소개하며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받은 입당 축하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약칭으로 ‘한국당’을 쓰고 있지만 김씨는 이승만 정권 자유당을 연상시키는 ‘자유당’을 반복했다.

그는 “박근혜 동지, 김진태 동지, 이노근 등지, 함께 태극기가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하자”고 했다. 김진태·이노근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보수 진영에서 역시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김씨는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입당 이유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막말 인사가 비난받는 게 아니라 출세하는 꿈의 정당”이라며 “막말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당”이라고도 했다. 김씨가 평소 비판해온 친박 인사와 보수 정당을 조롱하기 위해 입당했음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