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단체 회원들이 죽창에 태극기를 단 사진을 올리며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물리적 테러를 일으키자는 취지의 주장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친박단체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 카페 게시판에 한 회원이 '전투태세 준비 완료'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죽창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올린 회원은 2004년부터 박사모 카페에서 활동하며 수백건의 글을 올린 인물로, 최근에는 대전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참가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돌발 상황 시 들겠다. 이제 전투다. 태극 깃대를 죽창으로 바꿔야 한다"고 적었다.
또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다른 회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이 나라는 좌파로 불리는 신(新)공산 괴뢰들에게 농락당하고 점령당하기 일보 직전"이라며 "우리 애국 시민들은 더 이상 저 종북좌파들의 반란 난동에 관망과 평화적 대응만으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언제 어느 때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만약 헌재에서 엉터리 탄핵 인용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사망선고로 봐야 한다. 그동안의 평화적 태극기 집회는 그 즉시 전투태세, 전투 태극모드로 전환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별 의미없이 살아 온 인생, 멋지게 죽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라며 박 대통령 탄핵 인용시 '죽창 태극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는 "돌발 상황 시 죽창으로 사용하고, 평소에는 이렇게(사진 오른쪽 아래) 사용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사용 방법까지 설명했다.
이 회원의 글과 사진은 오후 5시 현재 조회 수 2000건을 넘겼다. 댓글은 대부분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박사모 회원들은 "나도 만들겠다" "우리 모두 출동을 대기하자" "결연한 의지로 뭉쳐야 한다" "가방 속에 쇠망치를 준비해야겠다"고 적었다.
개별 회원뿐 아니라 박사모 조직 차원에서도 물리적 테러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지난 5일 카페 게시판에 '특명 3호, 만약의 경우 애국동지 전원 각자 혁명 주체세력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공지했다.
그는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구호는 없다. 각자 개별 행동만 남는다. 각자가 문재인이 말한 그대로 혁명 주체세력이 될 것"이라며 그 제일 앞에는 내가 서겠다"고 적었다. 이어 "나 역시 개별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비록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살 만큼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도 박사모의 '죽창 태극기'에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 중 하나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이 박사모 게시물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자, "저건 아닌 것 같다" "보수 망했네" "뇌가 굳어버렸나. 이러니 '수꼴'(수구꼴통)이니 '우좀'(우익좀비)이니 소릴 듣지" 등의 댓글이 달렸다. "분탕이 확실하다" "이건 함정 같은데" 등 죽창 태극기 글을 올린 회원과 선을 그으려는 취지의 댓글도 다수 달렸다.
입력 2017.03.06. 17:50업데이트 2017.03.06. 18:00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