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세월호 7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 문 전 대표·안희정 충남지사·최성 고양시장과 함께 출연해 “(사드 배치와 관련해) 대재앙이 발생하고 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나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6일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는 외교적 문제다. 전략적 모호성을 필요한 순간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시장은 “강대국(미국)이 스스로의 군사이익을 위해 (사드 배치를) 요구했고, 못난 (우리) 정부가 받아들였다”며 “새로운 정부를 맡겠다는 사람은 분명 이 일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지금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받아들이자’고 선언한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합의한 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한다”며 “사드 배치 철회는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탈퇴했다. 국가간 합의는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분명한 입장을 정해 달라”며 “특히 문 후보님”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미국이나 중국이나 어느 한쪽 선택할 상황으로 몰아가면 우리에게 큰 위기”라며 “우리는 미국 중국 다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드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면 (미·중) 양쪽 붙잡을 복안이 있다”고 했지만, 복안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