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는 은행 내에서 자질과 경험·실적을 충분히 쌓았고
스페인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명성을 확보했다"

- 산탄데르 은행 이사회

"그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은행가 중 하나…
그의 경험과 판단력, 강력한 경영 능력 덕분에
산탄데르는 앞으로도 세계적 금융기관으로 남을 것"

-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그룹 CEO

스페인 대형 은행 산탄데르의 회장 아나 파트리샤 보틴은 유로존 주요 은행뿐만 아니라 전 세계 20대 은행 중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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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국어 구사하는 하버드 출신 수재

아나 보틴은 산탄데르 은행 회장인 아버지 에밀리오 보틴, 음악을 전공했던 어머니 팔로마 오셔 사이에서 여섯 자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냉정한' 금융과 '자유로운' 예술의 유전자를 동시에 받은 셈이다. 아나 보틴의 어머니 팔로마는 피아니스트이자 스페인 음악재단 설립자로도 유명하다.

아나 보틴은 미국 브린마워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며 경제·경영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또 스페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아나 파트리샤 보틴
강한 업무 자부심, 가정과 균형도 중요시

아나 보틴은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일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할 만큼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인물이다. 그러나 회장이라는 명함을 빼면 영락없는 세 아이의 엄마로 돌아간다. 바네스토 은행을 운영했을 당시 오후 7시 이후 회의는 하지 않았는데, 이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1973년과 1974년 스페인주니어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골프 실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마케팅, 디테일 모두 챙기는 열성

아나 보틴은 1981년부터 7년간 JP모건에서 경력을 쌓고, 1988년에 본격적으로 산탄데르 은행에 합류했다. 2000년대부터는 산탄데르 은행의 자회사인 바네스토 은행과 산탄데르 영국지사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바네스토 은행장 시절에는 라파엘 나달 같은 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영국지사에서는 '123계좌'라는 신상품으로 은행 고객을 크게 늘렸다. 하루에 한 명씩 고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외부인들을 만날 때면 직접 브로슈어를 돌릴 정도로 열성적이고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이때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담당, 스페인 경제위기로 휘청댔던 은행의 정상화와 이익에 크게 기여하는 등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아나 파트리샤 보틴
세계 20대 은행 중 유일한 여성 CEO

아나 보틴은 남자들과 경쟁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산탄데르 제국의 차기 경영자로 낙점받은 '준비된 후계자'였다. 산탄데르는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하다. 하지만 소매금융으로 시작해 글로벌 은행으로 자리잡은 특성으로 국내 여러 은행이 산탄데르 은행의 전략을 본보기로 삼고 있다.

아나 보틴의 아버지 고(故) 에밀리오 보틴(1934~2014) 전 회장은 스페인의 작은 지방은행을 유럽 제일의 대형은행으로 키워냈다. 그가 2014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산탄데르 이사회는 2014년 9월, 후계자로 장녀인 아나 보틴을 만장일치로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100여 년간 산탄데르 은행 회장직을 맡았던 보틴가문은 4대째 경영승계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나 보틴은 전 세계 20대 은행의 유일한 여성 CEO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아나 파트리샤 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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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탄데르(Santander)는 어떤 은행?

1857년 설립된 방코 산탄데르(Banco Santander)에서 출발한 스페인 은행으로 유럽의 대표 은행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유로권 최상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 가운데 하나이며, 유럽 외 브라질 및 중남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방코 산탄데르(Banco Santander)는 도매은행, 기업은행, 투자은행, 프라이빗뱅킹, 보험, 자산관리 등의 금융업을 한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에 1만 3000개 이상의 지점을 갖고 있으며, 본사는 칸타브리아 지방의 산탄데르에 있다.

방코 산탄데르(Banco Santander)는 지방의 소규모 은행에서 시작해 1994년 당시 스페인 1위 은행이었던 바네스토(Banesto)를 인수하면서 스페인 최대 은행이 되었다. 그리고 1999년 방코 센트랄 히스파노(Banco Central Hispano)와 합병해 BSCH(Banco Santander Central Hispano)가 탄생되었다. 이후 아르헨티나, 미국 은행 등 수십 개의 은행을 인수했고 2007년 BSCH는 사명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산탄데르는 탁월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금융을 강점으로 세계 금융 위기를 이겨내며 가장 주목받는 은행으로 성장했으며, 2010년 금융전문잡지 '더 뱅커(The Banker)'가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