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는 한 부자가 사후(死後)에도 탈 수 있게 아끼는 고급차량 벤틀리를 땅에 묻겠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신의 벤틀리 그리고 앵무새와 함께 사진을 찍은 스카파르씨

치퀴노 스카르파(62)라는 이름의 이 부자는 이집트의 파라오를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고 ‘사후 벤틀리 탑승’의 영감을 얻었다고. 상파울루에서 손꼽히는 부자인 그는 “파라오가 사후 세계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함께 매장한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50만 달러 (한화 약 5억6000만 원)에 달하는 벤틀리를 자신의 뒷마당에 묻겠다고 밝혔다. 탄광과 맥주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그의 집은 무려 1만4000㎡(약 4,000평)에 달하고, 결혼을 두 번 했지만, 재산을 물려줄 아이는 없다고.

그가 한 손에 앵무새를 앉히고 곧 파묻을 벤틀리 옆에서 찍은 사진은 순식간에 소셜미디어에서 퍼졌다. 그리고도 그의 '매장 의도'을 의심하는 이들을 위해서 아예 자신의 집 마당에 판 큰 구멍과 차가 함께 찍힌 사진을 더 공개했다.
이런 '기이한 자랑질'에 스카르파씨는 방송에도 출연했지만, 곧 온갖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쓸데없이 돈 낭비하지 말고 불우이웃을 도우라는 여론에서부터 탈세한 돈으로 산 수입차를 자랑하는 '멍청이'라는 욕까지 먹었다.

그러나 스카르파씨는 굴삭기로 더 큰 구덩이를 파는 사진을 찍어 공개했고, D 데이 오전 11시에 차를 묻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차를 구매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문서도 따로 공개했다.

굴착기로 땅을 파고 있는 스카파르씨


기자들이 몰린 가운데, 그의 벤틀리는 파놓은 구덩이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작별의 눈물로 닦았다.
그리고 다음날, 뜻밖의 반전(反轉).

스카파르씨는 “나는 차를 땅속에 묻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내 말을 진짜로 믿고 어처구니 없는 짓이라고 나를 비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차보다 훨씬 가치있고 소중한 것을 땅에 묻고 있다”며, 바로 여러분의 ‘장기(organs)’라고 말했다.

“우리는 죽고 나서 땅속에 묻힙니다. 하지만 기증을 애타게 원하는 장기와 함께 말이죠. 여러분의 장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장기 기증을 할 것인데, 당신은요?”라고 그는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