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NASDAQ: TSLA)가 SUV 모델 ‘모델 X’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5일(현지시각) 테슬라가 모델 X 가격을 기존의 8만2500달러(9291만원)에서 3000달러 낮춘 7만9500달러(8953만원)로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모델 X 가격을 소폭 내린 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마진이 크게 개선됐다”며 “더 많은 고객에게 우리 제품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새로 출시된 ‘모델 3’가 기존의 모델 X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모델 3 가격이 ‘모델 X’와 비교해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들 애널리스트는 모델X를 사려던 사람들이 비교적 값싼 모델 3로 마음을 돌려 회사의 럭셔리모델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모델 3는 모델 X 수요에 그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다”며 “모델 X 출시 당시엔 생산비용 때문에 마진폭이 낮았지만, 현재는 생산 효율성이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모델 X 판매량은 출시 이후부터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3분기 테슬라는 모델 X를 8774대 판매했다. 그다음 해인 2017년 1분기에는 1만1550대를 판매했다. 6개월 사이 판매량이 33% 증가한 것이다.

로이터는 모델 3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모델 X 가격 인하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델 3 의 인기가 나날이 증가하면서 테슬라의 전반적인 생산라인이 확대됐다는 것이 로이터의 주장이다.

그러나 많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생산라인 증설을 달갑게만 보지는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NYSE: GS)는 “모델 3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테슬라가 안고 가야 할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츈(Fortune)에 의하면 모델 3 사전 예약 고객 중 10% 이상이 예약을 취소, 현재까지 6만3000건가량의 예약이 취소됐다. 머스크 CEO는 “사전예약 고객이 차량을 받기까지 애타며 기다리는 마음을 잘 안다”며 입장을 밝혔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델 3 주문 후 차량 인도까지는 약 1년에서 1년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고 표기돼 있다.

모델 X 가격 인하 소식에 힘입은 테슬라는 지난 4일(현지시각) 종가기준 전날보다 2.83% 오른 356.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