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타 공군기지 격납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멜라니와 여사와 함께 연단에 선 모습.

“우리 역대 최대의 분위기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합시다. 기분을 업시켜요 업!”

5일 일본 도쿄 인근의 요코타 공군기지 격납고. F-35전투기와 F-16전투기를 좌우로 세워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설 연단을 만들었다. 격납고 입구엔 C-130J 수퍼 허큘리스 전술수송기를 배치했다.

5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타 공군기지 격납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연설하는 모습. 우측에 F-35전투기가 세워져 있다.

‘호텔 캘리포니아’ 등 팝송이 트럼프 대통령 도착 3시간 전부터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가운데 사회자는 계속 “환영할 준비가 됐죠!”라고 소리쳤다.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했다. 군인들은 줄을 맞춰 서지도 않고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격납고 바깥은 백악관 비밀경호국요원이 쫙 깔려 있었다. 기지 내 휴게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다 잠깐 바깥 구경이라도 해보려 나가려면 순식간에 나타나 앞을 가로 막고 신분을 물어봤다. 미 공군에서 아침으로 준 샌드위치까지 군견들이 킁킁대며 훑었다. 먹고 싶은 맛이 싹 떨어졌다.

오전 9시쯤 미 대통령 전용 헬기가 ‘줄을 지어’ 들어왔다. 마치 제식훈련을 하듯 헬리 3기 줄을 맞추어 천천히 격납고 앞으로 이동해 멈췄다. 연설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우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골프 회동 장소로 태우고 갈 헬기였다.

오전 9시45분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곧 착륙한다. 나는 우리의 위대한 군대를 너무나 만나고 싶다. 곧 봅시다!”라고 올렸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10시40분쯤 활주로에 착륙하자, 드럼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고 기타 소리는 더 커졌다.

5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타 공군기지 격납고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 지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1시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나서자 장병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다”며 양복 상의를 벗고 공군 점퍼로 갈아입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국의 핵심 동맹”이라며 “미국은 강하고 능력 있는 동맹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육·해·공·우주를 압도하고 있고, 최고의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며 “그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당초 이날 연설에서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회적으로 북한에 경고했다. 그가 약 15분간의 연설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간 뒤에도 장병들이 환호성을 계속 지르자, 5분쯤 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앵콜 공연을 하듯 무대에 다시 올라 손을 흔들었다. 장병들은 다시 “유 에스 에이(USA)”를 부르며 환호했고, 전자 기타가 마치 락스타를 대하듯 요란하게 울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기 전 기자들에게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며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곧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선 “그들은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근면하며 따뜻하다”며 “세계가 정말로 알고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