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항공기를 타고 온 승객들이 국제선 터미널이 아닌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는 바람에 '밀입국자'가 될 뻔한 일이 발생했다.

김포공항은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이 따로 있으며, 국제선 탑승객은 반드시 국제선 터미널에서 입국 심사와 세관 신고 등을 거쳐야 한다.

17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3일 오후 6시 25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한 대만 쑹산공항발 항공기 탑승객을 버스 편으로 계류장에서 터미널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버스 한 대가 국제선 터미널이 아닌 국내선 터미널에 승객 36명을 잘못 내려놓았다.

이 승객들은 수하물 수취대에서 짐이 나오지 않고 수하물 수취대에 해외 도시 이름이 아닌 국내 도시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고 당황해했다. 승객 두 명은 수하물 수취대를 지나 외부로 연결되는 문밖으로 잠시 나갔다가 공항 직원의 안내를 받아 보안 구역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이 두 명의 승객은 다시 보안 검색을 받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입국 절차가 약 40분 지연됐다.

이 비행기에 탑승한 한 승객은 "국제선 여객을 국내선 터미널에 데려다준 탓에 자칫 '밀입국자'가 될 뻔했다"면서 "동계올림픽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일 처리가 이뤄진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해당 버스는 이스타항공과 계약을 맺은 지상 조업사 소속 운전기사가 운전한 것"이라면서 "운전기사가 잠시 목적지를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