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21일 낮 12시 46분에 강릉역에 도착, 씨마크(SEAMARQ)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이 호텔에서 800m떨어진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숙박했다. 두 호텔 모두 강릉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들이다.
씨마크 호텔은 현대 계열사로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고급 호텔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호텔은 ‘정주영을 추억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있다.
씨마크호텔은 원래 1971년 호텔현대 경포대로 개관했다. 정 회장의 고향은 이제는 북한 땅이 된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峨山)리. 경포대와 멀지 않은 거리다. 그래서인지 정 회장은 이곳에서 문인과의 모임은 물론 가족, 회사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안식처로 삼았다.
그는 1985년 경포대에서 시작된 해변시인학교에 참가한 뒤에는 이곳에서 묵었다. 해변시인학교는 황금찬 시인이 교장으로 문인들이 구축이었다. 정 회장은 문인들과 인연으로 이 모임에 10여년간 참가했다. 정 회장이 이 모임에 참가하게 된 것은 자동차 수리공장을 하던 해방 직후부터 모윤숙, 구상, 김광섭, 전숙희 등 문인들과 교류한 것이 인연이 됐다.
정 회장은 경포대에서 가족과 휴가를, 회사 직원들과 수련대회를 가졌다. 2013년 7월 4일 ‘호텔현대 경포대’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경포해변은 할아버지(정주영 회장)와 함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곳”이라고 회고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이 행사에서 “선친께서 북강원도 고향 통천을 그리워하며 이곳 경포 해변에 참 많은 애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직원이 참석하는 회사 행사에선 정 회장이 직원들과 경포대 호텔 앞 모래밭에서 씨름을 했고, 이 때 사진은 씨마크호텔에 걸려있다.
호텔현대 경포대는 2013년 재건축해 정 회장 탄생 100주년인 2015년 씨마크호텔로 재개관했다.
씨마크호텔에서 가장 숙박비가 비싼 곳은 한옥 스위트인 '호안재(蝴安齋)'로 1박에 부가세 포함 약 715만원으로 알려졌다. 호안재는 '나비가 편안하게 쉬는 곳'이라는 뜻이다. 호안재는 객실 2개, 회의실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랑채, 별채로 구성돼 있다. 지상·지하 466㎡규모다.
고 정주영 회장의 ‘망향’은 북측에도 널리 알려진 상황. 98년 대선 후보로 나와 ‘소떼 방북’ 퍼포먼스를 벌였다. 현대가 ‘금강산 관광’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측으로서도 ‘씨마크’ 호텔에서의 식사를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예술 사전점검단이 1박을 한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은 지난 17일 개장한 호텔.
토종 시행사인 빌더스개발이 2015년 강릉시 강문동 코리아나호텔 용지 1만2565㎡를 매입해 신축했다. 50개국에 1200여개 호텔을 보유한 유럽계 루브르호텔 그룹이 골든튤립 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호텔은 경포대 ‘만남의 광장’으로 통하는 중앙광장에 위치해 있다. 앞으론 경포해변이 뒤로는 경포호 전경이 펼쳐지는 구조. 아직 스위트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고, 일반 객실 가격만 20만원 후반에서 40만원대로 책정됐다.
이 호텔은 현재 일반인 손님은 받지 않고 있다. 곧 개막할 평창올림픽 단체 손님들을 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북한 측에 이 호텔을 제공한 것은 일반인 투숙객이 없어 경호 및 보안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