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아시프 칸의 '유니버스'를 '세상에서 가장 검은 건축'이라고 대서특필한 이유는 외벽에 칠해진 반타블랙VBx 2 때문이다. 반타블랙은 가장 진한 검은색을 내는 신물질. 현대자동차 홍보관 유니버스는 반타블랙으로 칠한 최초의 건축물이다.

반타블랙으로 칠한 ‘유니버스’ 앞의 아시프 칸.

반타블랙은 2014년 영국 기업 '서리 나노시스템즈'가 개발했다. 기존의 검은색은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을 흡수하는 데 비해 반타블랙은 적외선 영역까지 흡수한다. 머리카락 만분의 1 굵기의 탄소 구조체가 99%의 빛을 흡수해 반사되는 빛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울퉁불퉁한 표면이라도 육안으로는 음영을 확인할 수 없다. 유니버스 표면에도 큰 굴곡이 있지만 아주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평면으로 보인다. 이 소재는 열과 물에도 강해 인공위성을 위장시키기 위해 개발됐다가 지금은 우주항공산업에 많이 쓰인다.

반타블랙의 예술적 사용 권한은 인도 출신의 유명 미술작가 아니쉬 카푸어가 사들여 독점하고 있다. 아시프 칸이 유니버스에 반타블랙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서리 나노시스템즈가 이 페인트를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아시프 칸은 "우주를 표현하기에 반타블랙만큼 적합한 소재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