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추문이 연극계를 뒤흔들고 있다. 파문은 이윤택·조민기 같은 유명인사를 거쳐 조연급 배우, 영화감독으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23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연극·뮤지컬 게시판에는 ‘두려워서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영화 ‘흥부’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된 조근현 감독.

얼굴이 알려진 조연급 배우 A(51)씨 사진과 함께였다. 자신을 ‘배우 코러스’였다고 밝힌 글쓴이는 “(A씨가) 공연이 끝나고 혼자 사는 날 불러내서 술 사줬다”며 “왜 급격히 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어나 보니 여관이었고 아무도 없었고 속옷이 없어졌고 몸이 너무 아팠다”고 적었다.

이어 “전날 공연 페이 받은 날이라 지갑에 20만원 가까이 있었는데 일어나보니 없었다. 한 달 월세였다”면서 “성폭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고하기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영화, 연극을 가리지 않고 왕성히 활동하는 A씨는 영화 ‘명량’, ‘최종병기 활’, 드라마 ‘시그널’, ‘베토벤 바이러스’ 등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천만요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명 조연배우 오모(50)씨도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다.

조선DB

지난 15일 한 네티즌이 ”(성추행 전력이 있는)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은 할 말 없을 거다.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배우다. 1990년대 초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똑바로 쳐다보면서”라고 고발한 바 있다. 이윤택이 이끌었던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유명 코믹 조연배우는 오씨로 압축된 상태지만, 그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흥부' 조근현 감독도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조 감독은 오디션 장소에서 신인 배우에게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흥부’ 제작사는 조 감독으로부터 게시 글이 사실인 것을 확인, 향후 홍보 일정에서 조 감독을 전면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조 감독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은 영화 ‘26년’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