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침사추이에 문 연 '케이스타일랩'
한국의 고급 패션, 문화, 예술 알리는 교두보 역할 해
K-패션 하면 '싸고 트렌디'하다는 인식 벗어나야
“세계인들은 한국 패션 하면 동대문 시장을 먼저 연상합니다. ‘저가’와 ‘트렌디’의 개념이 아닌 한국의 고급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홍콩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의 프리미엄 디자이너 패션을 선보이는 편집숍 케이스타일랩(K Style Lab)이다.
2016년 11월 홍콩의 코즈웨이 베이 타임스 스퀘어에 첫선을 보인 케이스타일랩은 센트럴 할리우드 로드에 2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1월 11일 침사추이의 아트몰 ‘K11’에 세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 매장에는 의류와 잡화, 주얼리, 아이웨어,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한국 브랜드 16개가 소개되고 있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의 패션과 뷰티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 케이스타일랩은 K-패션의 세계화를 이끌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스타일랩을 이끄는 홍성준, 김은정 부부는 각각 유통과 패션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홍성준 대표는 카르푸, 월마트, 애플 등에서 신규 매장 개발 담당 임원 출신이며, 김은정 이사는 유수 패션 잡지의 에디터를 거쳐 샤넬의 홍보부장으로 일한 바 있다.
10년간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 살며 부부가 경험한 한국 패션은 ‘동대문 시장’이란 인식이 강했다고. 이들은 “한국 패션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모아 홍콩에 케이스타일랩을 선보이게 됐다.
첫 번째 매장은 2016년 11월 코스웨이 베이에 자리한 타임스 스퀘어에 자리했다. 명품존 4층에 입점한 매장엔 진태옥(진태옥 프랑소와즈), 박윤수(빅팍), 임선옥(파츠파츠), 정미선(노케), 한상혁(HSH), 이지연/이지선(제이 어퍼스트로피), 바론오 등 한국의 정상급 디자이너 브랜드를 구성했다. 홍콩에서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만을 모은 편집숍이 문을 연 것은 이 매장이 처음이었다.
두 번째 매장은 지난해 7월 센트럴 소호에 ‘케이-스타일랩 워드로브(K-Stylelab Wardrobe)’란 이름으로 열었다. 직장 여성과 패션 애호가들이 모이는 상권의 특성에 맞춰 ‘여자의 옷장’이라는 콘셉트를 가져갔다. 첫 매장이 한국의 톱 패션 디자이너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 매장은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감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한현민(뮌), 조은혜(부리), 이성동(얼킨) 등 신진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수영복 브랜드 데이즈 데이즈(DAZE DAYZ), 아이웨어 래시(LASH), 핸드백 아라조(ARA CHO),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룸보(MIRUM BEAU) 등을 구성했다.
올해 세 번째로 문을 연 침사추이 K11 팝업스토어는 예술과 상업을 융합한 상권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2018 봄/여름 헤라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선정된 ‘10소울’ 브랜드 에이 벨(A.BELL)을 비롯해 아이엔모어(IANNMORE), 울랄라, 노도, 아라조(ARA CHO) 등의 의류, 잡화 브랜드를 선보인다. 또 레인디어(REINDEER), 스튜디오 식스(STUDIO 6IX), 제이미 & 벨(JAMIE & BELL) 등 주얼리 브랜드와 인테리어 브랜드, 갤러리 브랜드를 구성해 한국의 패션과 문화, 예술을 소개한다.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하는 김 이사는 “한국 패션은 K-팝과 함께 자주 언급되지만, 값싸고 트렌디한 이미지가 강해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엔 부족하다”라고 지적하며, “K-패션 하면 동대문은 알지만, 한국 브랜드는 잘 모른다”며 브랜드 인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케이스타일랩의 최종 목표는 한국의 감각적인 독립 브랜드와 협업해 홍콩에서 ‘웰 메이드’ 제품을 선보이는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교두보인 홍콩에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외 브랜드들을 지속해서 모집하고 있으며, 창업자들의 전문 지식과 경험으로 이러한 브랜드들을 위해 좋은 위치의 매장, 홍보, 운영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1월부터 침사추이 K11에서 시작한 케이스타일랩 팝업스토어는 3월 10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