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인화 트렌드를 가장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세계 최대의 고용주'에서 '무인화 왕국'으로 변하고 있는 훙하이 정밀이다. 폭스콘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이 회사는 대만이 본사이지만, 중국 노동력으로 아이폰과 아이팟 등 애플 제품을 조립하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업체이다.

폭스콘은 중국 저임금의 열매를 가장 먼저 따먹은 기업이다. 2003년 10만명이었던 이 회사의 노동자 숫자는 사세(社勢) 확장에 힘입어 2011년에 100만명을 돌파하더니 2013년에는 130만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노동자 수는 단일기업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다. 폭스콘의 노동자 숫자는 그러나 2015년 100만명으로 줄어든 뒤 2016년 말에는 87만여 명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급속한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모델이 흔들리자 산업용 로봇을 대거 도입, 인력을 빠르게 대체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심지어 한 공장에서는 산업 로봇이 무려 6만명의 노동자를 대체하기도 했다. 폭스콘은 중국에 이미 6곳의 무인공장을 설립·가동 중이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폭스콘은 올해도 중국 내 공장들에 4600억엔(약 4조6300억원)을 투입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폭스콘은 이를 통해 애플 아이폰의 판매 부진과 인건비 급등으로 인해 약화되고 있는 성장 모멘텀을 다시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각 제조공장이 산업로봇을 앞다퉈 들여오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산업로봇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12년 한국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일본과 북미를, 2014년에는 유럽을 따라잡은 뒤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