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쳐'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아이돌 그룹, 또 있을까.
말괄량이를 표방하며 2014년 데뷔한 걸그룹 '밍스'를 재현한 팀이다. 지난해 초 새 멤버 2명을 영입하고 7인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섹시 또는 청순을 내세우는 기존의 걸그룹 콘셉트에서 탈피했다. 악몽을 쫓아준다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주술품(드림캐처가 맞지만 이 그룹은 드림캐쳐로 표기)에서 따온 팀 이름처럼 그간 평범했던 콘셉트의 기운은 멀찌감치 날려버리고, 메탈 사운드를 갖춘 '다크'를 내세웠다.
일부에서 마니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인터파크의 크라우드펀딩 '미션 스테이지'가 무산되는 아쉬움은 있었다. 팬들이 힘을 모아 가수의 콘서트를 열어줄 수 있는 프로젝트로, 일정 규모의 팬들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인 걸그룹으로는 드물게 남아메리카 4개 도시와 유럽 7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 '플라이 하이'를 열었다. 이로 인해 JTBC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믹스나인'에서 자퇴하기도 했지만 큰 경험이 됐다. 드림캐쳐는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났다.
밍스에 이어 드림캐쳐에서도 리더를 맡고 있는 지유(24)는 10일 오후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저희가 드림캐쳐로 데뷔한 지 1년이 됐는데 유럽 투어도 다녀왔다"면서 "힘든 때도 있었지만 멤버들끼리 화합이 잘 돼 드라마틱한 결과가 생겼다"며 웃었다.
타이틀곡 '유 & 아이'를 내세운 두 번째 미니앨범 '악몽·이스케이프 더 에라(Escape the ERA)'를 소개하는 쇼케이스 자리다. 10개월의 국내 활동 공백기 동안 해외 투어를 통해 쌓은 실력을 쏟아 부었다는 앨범이다.
리드보컬 유현(21)은 "유럽에 갈 수 있을지 몰랐는데 현지 팬들이 환호해주는 것이 신기하다"며 싱글벙글했다. 비교적 국내에서 낮은 인지도에도 개의치 않고 깔깔거리며 긍정했다. 유현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까지는 아니지만 좌절을 하고 힘들수록 멤버들끼리 더 화합하고 팀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지유는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랜만에 국내 활동을 하는 만큼 대중에게 잊히지 않도록 인지도를 쌓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앨범마다 뚜렷한 스토리텔링을 내세우는 드림캐쳐답게 이번 앨범 역시 전작 '악몽' 시리즈를 잇는다. 전작 수록곡 '굿나잇'에서는 멤버들이 악몽 헌터를 거울에 가두고 끝났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이들이 악몽 헌터를 피해 사진사로 숨어 지내는 이야기가 뼈대다.
이번 앨범으로 약 1년6개월에 걸친 악몽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앨범 제목 '이스케이프'처럼, 이번이 악몽에서 벗어나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지유는 "악몽의 시대를 끝내고, 저희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면서 "어떤 장르를 펼칠 지 기대를 많이 해주세요"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