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러시아 여성 정치인이 월드컵 기간 동안 자국 여성들이 유색인종 등 외국인과 성관계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타마라 플레트뇨바(Tamara Pletneva) 러시아 공산당 소속 의원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라디오방송 '고보리트 모스크바'(Speaks Moscow)에 출연해 러시아 월드컵을 보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 축구팬과의 성관계를 삼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7선 의원으로 하원에서 가족‧여성‧아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차별 받는 혼혈아를 가진 미혼모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런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피임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환경 때문에 생겨난 ‘올림픽 아이들’이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아이들’은 옛 소련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여성과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 외국인 남성 사이에서 생긴 혼혈아를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인종 차별을 겪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같은 인종(백인)이면 그나마 낫지만, 다른 인종이면 심하다”며 “(내가)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고통 받는 것을 알고 있다. (외국인 남성이)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면 그들은 엄마와 남게 된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러시아 월드컵조직위원회는 플레트뇨바 의원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월드컵은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니즈니노브고로드, 소치 등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