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력제님, 꼭 노벨상 받으세요."

트력제. 미국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명나라 13대 황제 만력제의 이름을 합쳤다. 공통점은? 한반도 정세에 크게 관여한 대국의 리더.

만력제는 16세기 말 임진왜란 때 원군을 보내 조선을 도왔다. 당시 어려운 자국 상황에도 대폭적인 지원으로 '고려천자(高麗天子)'라는 별명과 함께 명 백성의 원망을 샀을 정도. 만력제의 공덕을 기리는 만동묘가 충북 괴산 화양동서원에 지금도 남아 있다.

트력제는 살아있는 황제를 뜻하는 '황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트황상'. 우리나라에서 트황상 인기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32%. 미·북 정상회담 수락 직후인 지난 3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5월에는 9%였다.

반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국내에서 비하 의미를 담은 '왜(倭)바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위안부 합의, 북한 제재와 대화 문제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일본에 유리한 입장을 취했다는 게 이유다.

12일 미·북 정상회담 후 트력제는 무엇을 남겼을까? 공언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빠졌고,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폭탄선언 했다.

청와대는 13일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력제에 일희일비하는, 묘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