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號)'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신일그룹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1905년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이 배에 150조원어치 금괴가 실려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탐사에 참여했던 인사나 전문가들이 "금괴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주말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신일그룹 사기 피해자 모임'을 개설했다. 현재까지 90여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신일그룹으로부터 '신일골드코인'라는 암호 화폐를 산 사람들과 신일그룹이 인수했다고 발표한 제일제강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는 올 초부터 돈스코이호에 실린 금괴를 실물로 한다는 신일골드코인을 판매했다. 한 투자자는 "배가 인양되면 금괴 판매 수익도 배당해 준다고 했었다"며 "코인에만 3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인양을 못 하거나 배에 150조원의 금괴가 안 들어 있으면 어떡하느냐"고 했다.

'신일그룹 테마주' 투자자들도 피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한 인터넷 매체는 지난 6일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하는 신일그룹이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제일제강은 보물선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제일제강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급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신일그룹 류모 대표를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시 제일제강 인수 뉴스를 보도한 인터넷 매체는 신일그룹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있었다.

피해자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신일그룹은 현재 30여개 지역별 센터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센터장은 투자 유치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투자 상담을 요청하자 한 센터장은 "9월 되면 120원짜리 코인이 1만원이 된다"며 "더 늦기 전에 100만원만 투자해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