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이 애니메이션은 일종의 '고렙(레벨이 높다는 뜻)' 테스트다. 무섭고 으스스해도 이겨내야 친구들 사이에서 할 말이 생긴다는 뜻이다. 케이블 채널 TV 만화로 올해 시청률 10%를 뛰어넘은 만화영화 '신비 아파트 고스트볼 X의 탄생' 얘기다. 케이블 채널 투니버스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이자 어린이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 3월 종영한 이 TV 만화영화는 올해 7월 뮤지컬로 만들어져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고, 주인공 얘기만 따로 떼어내 제작한 웹 드라마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 중이다. 25일엔 극장판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도 개봉한다. '신비아파트' 시리즈와 극장판을 총지휘하고 기획한 CJ E&M 석종서〈작은 사진〉애니메이션 제작국장은 "아이들 취향을 단정 짓지 않은 덕에 성공했다"고 했다. "아이들 만화라는 게 대결을 하거나 로봇으로 싸우거나 공주님이 나오는 게 전부였죠. '아이들이 정말 이런 것만 좋아할까' 싶더라고요."

TV만화에 캐릭터를 추가해 25일 개봉하는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석 국장은 2017년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시작했다. 신비아파트에 이사 온 남매 하리와 두리가 도깨비 신비와 함께 귀신들을 만나 그 억울함을 풀어주는 내용이다. 무서운 귀신들이 인형이나 로봇청소기, 과학실 같은 곳에서 튀어나오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거나 의료사고를 당했거나 엄마를 기다리다 숨졌다는 식의 슬픈 사연을 털어놓는다. 석 국장은 "이야기가 무서워도 흥미진진하고 감동과 교훈이 있다면 어른도 아이도 빠져들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실제로 신비아파트 홈페이지 게시판엔 "아이가 만화 보고 친구들과 잘 지내겠다고 울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귀신을 보며 아빠인 나도 찡했다" 같은 글이 여럿 있다. 석 국장은 "시청자 연령대 조사를 보면 10대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30~40대도 꽤 많다"면서 "어른들이 아이와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