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희 기자] 배우 박서준이 '김비서'를 잘 마무리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놨다.

박서준은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 이하 김비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비서'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박민영 분)의 퇴사 밀당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박서준은 극 중 이영준 역을 맡아 때론 진지하게 때론 코믹하게 때론 설레게 열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특히 상대역 박민영(김미소 분)과 달달한 로맨스는 펼치는가 하면 주저 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로코킹'이라는 수식어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 박서준. 그의 활약에 힘입어 '김비서'는 방송 내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했으며, 이영준과 김미소의 웨딩 엔딩 키스로 출구 없는 해피엔딩을 선사해 호평받았다.

이에 대해 박서준은 "끝난지 5~6일 정도 됐는데 정신없이 촬영하다 보니까 끝난지 한 달 정도 된 느낌이다. 그만큼 재밌게 촬영을 진행했고 많은 분들이 즐겁게 봐주신 것 같아 뿌듯하다"라면서 "굉장히 타이트한 촬영 기간이었다. 또 바쁜 시간들이었는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이번 작품도 제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서준은 이어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등 연이은 성공으로 '로코킹'에 등극한 것에 대해 "사실 제 실제 성격이 드라마 캐릭터와는 많이 상반된 부분들이 있다. 처음 드라마를 선택할 때부터 로맨틱 코미디라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이번 이영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내 인생에서 만나볼 수 있을 기회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봤을 때 없을 것 같아서 만난 것 자체로 감사하다. 이영준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저희가 감독님도 박 씨고 촬영 감독님도 박 씨고 저도 박 씨고 박민영 씨도 박 씨다. 처음 만났을 때 '박 씨가 네 명이나 되니까 잘 해보자'고 했다. 예전 작품은 서사가 중심이라 다른 커플들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메인 커플에 집중되는 부분이 많아서 쉬는 날이 거의 없았다. 그래도 후반에 접어들어선 감독님께서 휴식 시간을 챙겨주시려고 노력하셨다"라며 고된 촬영 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박서준은 이번 작품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에 대해 "미래에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마음은 인생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 캐릭터를 결정하는 순간 제 인생이 결정되는 것 같아서 전 백지 같은 게 가장 좋다. 듣기 좋은 말이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말인 것 같다"며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박서준은 호평을 받은 코믹 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코믹 연기가 막막했다. 톤을 잡기 힘들었다. 어떻게 해도 설정 자체가 과하고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제게 숙제는 그 와중에 '이런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였다. 이미지적으로는 원작을 최대한 참고하려고 했다. 사실 4회까지는 저도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좀 더 설득력 있게 연기하기 위해 고민을 했다.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는 아무리 내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톤을 잡아도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고 처음 보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회가 거듭될수록 중독될 수 있지 않을까'해서 자신감 있게 밀어붙였다. 초반에는 호불호가 다소 갈리긴 했지만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화제가 된 베드신에 대해선 "베드신은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감독님께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 대본을 봤을 때는 이 상황이 그려지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 구도라든지 현장성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 이번 베드신의 경우, 장면이 야했다기 보다 분위기에서 온 게 컸다고 생각한다. 첫 회부터 끌고 온 감정선도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끝으로 박서준은 "'김비서'에서 키스신이 유난히 많았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저희가 엔딩에 그런 장면이 나오다 보니까 인상이 깊게 남은 게 아닐까 싶다. 보통 키스신 같은 부분은 현장에서의 분위기를 보고 디테일하게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리본을 푸르는 신은 대본에는 '단추가 푼다'고 되어있었는데 박민영 씨가 리본이 있는 옷을 입고 왔더라. 정말 상황에 맞게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보는 순간 이 장면의 해법이 생각났다"고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해 흥미를 높였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nahee@osen.co.kr

[사진] 어썸이엔티 제공, '김비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