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울펜슈타인 2: 더 뉴 콜로서스’는 나치당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는 가상의 미래 1961년을 배경으로 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속에서 나치 군대와 전투를 한다.
이 게임은 미국 게임업체 ‘베세스다 소프트웍스’가 출시했는데, 미국 출시 버전과 독일 출시 버전이 다르다. 독일 버전에선 나치 독재자 히틀러의 얼굴에서 콧수염이 사라졌다. 나치 깃발에 그려진 나치 상징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卍)’도 삼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독일에서는 나치를 연상시키는 상징물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심의를 통과하면 컴퓨터·비디오 게임에서도 하켄크로이츠나 다른 나치 상징물을 쓸 수 있다. 이용자 연령 등 게임 등급을 심의하는 기구인 독일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자율심의기구(USK)는 9일(현지 시각) 컴퓨터·비디오 게임도 법의 예외조항이 적용되는지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형법 86조는 ‘반헌법적’ 상징물 묘사를 금지한다. 여기에 나치 상징물도 포함된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상징물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하켄크로이츠 문양뿐 아니라 나치식 경례·구호·옷 등도 금지 대상이다. 나치 구호를 외치거나 상징물을 사용하면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한다.
예외적으로 영화는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예술작품으로 간주돼 나치 상징 문양을 사용할 수 있다. 학술·역사·과학적 목적을 위해서도 예외가 적용된다.
그동안 법에서 금지된 상징물을 포함한 게임은 아예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게임 개발사가 이런 금지 상징물이 들어간 게임을 USK에 제출하면 이 기구 산하의 별도 분류위원회가 게임 출시 허용 여부를 사안별로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오는 19일부터는 독일에서 출시되는 게임에 나치 상징물이 포함될 수도 있다. 엘리자베스 세커 USK 국장은 “‘사회적으로 적절한’ 경우에 반헌법적 상징물을 허용하는 형법 조항이 앞으로 게임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