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태풍 ‘위투’로 큰 피해를 입은 사이판에 발이 묶인 한국 관광객 1800여명 중 일부가 귀국하기 위해 27일 공군 수송기를 이용해 괌으로 이동했다. 오는 28일부터는 사이판 국제공항이 복구돼 제한적이나마 이용이 가능해져 관광객들이 민항기를 통해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공군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공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는 낮 12시 20분쯤(현지시각) 사이판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현재 사이판 국제공항은 태풍 위투로 피해가 커 민항기 이·착륙이 어려워 폐쇄된 상태다. 공항은 28일 부분적으로 운영이 재개될 예정으로, 현재 공군 수송기 등의 이착륙만 가능하다.

사이판에 고립된 한국 관광객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27일 새벽 정부가 파견한 공군 소속 수송기.

수송기는 식수와 비상식량, 상비약, 발전기 등 구호물품을 내린 뒤 오후 2시쯤 한국 여행객 85명을 태우고 괌으로 이륙해 40분만에 괌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군 수송기는 다시 사이판으로 돌아가 이날 오후 5시 20분쯤 관광객 76명을 태우고 오후 6시 괌에 도착했다. 1차·2차 수송 인원은 총 161명이다. 사이판 현지에선 고립된 1800여명의 관광객 중 노약자와 임신부, 자녀를 동반한 부모 등을 먼저 태워 괌으로 보냈다.

괌에 도착한 이들은 한국 국적 항공기 여유 좌석에 따라 출국 수속을 밟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순차적으로 귀국하게 된다. 괌에 도착한 국민 중 일부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항공편 3대에 남은 70여석을 이용해 귀국 중이다. 도착시간은 오후 9시다. 외교부 주(駐) 하갓냐 한국출장소는 "2차 공군 수송기 탑승 관광객은 귀국 항공편 탑승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 휴식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7일 낮 12시 20분쯤(현지시각) 사이판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

공군 수송기를 타지 못한 나머지 한국 관광객들도 내일(28일) 저녁쯤부터 한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은 "태풍으로 폐쇄됐던 사이판 공항 운항이 부분적으로 가능해져 현지시각 오후 2시 20분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오후 6시에 도착하는 임시 항공편(TW9202)을 운항한다"고 이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28일 오후 2시 30분에 사이판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오후 6시 10분에 도착하는 항공편(OZ6263)과 오후 4시에 출발해 오후 7시 40분에 도착하는 항공편(OZ6267) 등 임시 운항 스케줄 2건을 공지했다. 두 항공편으로 552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제주항공도 28일 임시 항공편 두 편을 띄워 사이판에서 인천으로 관광객을 수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