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시 후시미(伏見)구에 있는 교세라 본사를 지난주 찾았다. 옆의 박물관에 들어가니 '경천애인(敬天愛人)' 네 글자가 반긴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살아 있는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이 회사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86) 창업자 겸 명예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같은 고향(사쓰마번·현재의 가고시마현) 대선배인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메이지유신의 영웅 중 한 명)의 좌우명에서 이를 따왔다고 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경천애인'을 60년여간 궁행(躬行)하고 있다. '하늘의 뜻을 존중해 인간으로서 올바른 길을 걷자'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최고 미덕'이라는 그의 말은 손익 계산을 초월해 존경받는 높은 품격의 회사를 지향하는 경영으로 이어졌다.
"기업 경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종업원과 그 가족의 미래를 지키고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회사 창립 후 3년째부터 회사 경영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기초적일 수 있는 '경천애인'을 평생 지킨 데 힘입어, 이나모리 회장이 1959년 남의 공장 한구석을 빌려 종업원 28명으로 세운 회사는 연간 매출 1조5770억엔(약 15조원), 전 세계에서 265개 계열사 7만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컸다. 창업 후 단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았고 한 명의 정리해고도 없었다. '경영은 사람이 하는 일이며 모든 경영 문제의 열쇠는 사람이 쥐고 있다'는 '사람 중시 경영'의 승리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어렸을 적에도 청년 시절에도 회사 생활에서도 늘 역경과 마주했고 그때마다 철학적 사유를 통해 극복 방법을 모색했다"고 했다.
'전체 구성원에게 물심(物心)양면의 행복을 주며 인류 행복과 사회 발전에 공헌한다'는 경천애인 경영철학을 보며, 기본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것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