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명품 백화점인 ‘해러즈(Harrods)’에서 지난 10년 동안 1600만파운드(약 205억원)를 쓴 아제르바이잔 여성이 공금횡령 혐의와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경찰에 체포됐다.

런던 웨스터민스터 법원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아제르바이잔 인터내셔널은행(IBA) 전 행장의 부인인 자미라 하지예바(55)를 지난주 체포했다고 6일(현지 시각) 영국 BBC가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인터네셔널 은행(IBA) 전 행장의 부인인 자미라 하지예바(55). 영국의 명품 백화점 ‘해러즈(Harrods)’에서 10년 동안 1600만파운드(약 205억원) 상당의 물건을 사들였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하지예바가 남편이 행장으로 있던 IBA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보고, 고발 후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다. 하지예바는 6일 영국 경찰에 구금됐다.

전날 진행된 보석 심리에서 담당 검사는 "하지예바는 도주의 우려가 있어 풀려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예바 측은 "하지예바가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인 건 맞지만 사기를 치거나 도주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하지예바의 자녀가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하지예바도 아제르바이젠을 떠나 영국에 산 지 10년이 다 돼간다고 덧붙였다.

이에 심리를 맡은 엠마 아버스노트 판사는 하지예바가 50만파운드(약 6억4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나이트브릿지에 있는 집에서 머물되 런던 외곽순환도로인 M25 경계를 벗어나지 않고, 경찰에게 매일 보고하는 조건으로 보석에 동의했다.

항고심은 오는 8일 고등법원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예바는 보석과 별개로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의 조사도 받아야 한다. 하지예바와 그의 남편이 ‘해명되지 않은 재산의 출처 공개 명령(UWO·Unexplained Wealth Order)’을 적용하는 첫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UWO는 ‘부패한 외국 관리들의 횡령금 돈세탁 방지’ 취지로 영국 정부가 지난 1월 신설한 법안이다. 영국 법원은 영국에서 사용되는 자금의 출처가 의심스럽거나 대규모 외국 자본이 영국 부동산에 투자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UWO를 시행한다.

하지예바의 남편 자항기르 하지예프(57)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IBA 행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6년 은행 돈 수천만 파운드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다.

하지예바가 이용한 영국의 명품 백화점 ‘해롯’.

이들 부부는 런던의 부촌인 해러즈백화점 근처에서 1500만파운드(약 193억원)에 달하는 저택에에 살고 있으며 버크셔 지역에 한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지난주 이들 부부 소유의 보석 40만파운드(약 5억원)어치를 압수했고, 압수품들을 런던 크리스티 경매소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