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무한한 세계를 확인하는 일이다."
서양화가 서용선(67)씨의 개인전 '서용선의 자화상: Reflection'이 12월 22일까지 서울 논현동 갤러리JJ에서 열린다. 일련의 자화상〈사진〉은 공간에서 웃음기를 도려낸 채 눈을 부릅뜨고 있다. 강렬한 붓질이 색채를 터뜨려 상(像)의 가장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여점의 전시작은 신작 중심이되,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작가가 본격 자화상 작업을 진행했던 2000~2010년대로 시간적 확장을 이룬다.
서씨는 1995년 미국 뉴욕에서의 첫 자화상 전시 이후 꾸준히 자화상 전시를 열고 있다. 나체의 괴물처럼 보이는 작가의 얼굴은 때로 거울 앞의 고정된 1인칭 시선에서 벗어나, 호주 멜버른 스완슨 거리의 신호등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는 등 관점의 위치를 다각화한다. 그림뿐 아니라 칼로 깎아 만든 나무 조각 자화상도 있다. 쇳날이 지난 결은 얼굴의 사나운 고도 편차를 민낯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를 응시하면서 관람객은 머릿속에서 작가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제 얼굴을 그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눈이 내면에 달린 자가 스스로를 확인하려는 셀피(Selfi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