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둘러싼 주변 국가들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IR)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도에서다. 미·북 정상회담 때 TV에 등장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가 대표적인 복합리조트 카지노다. 이곳에는 카지노는 물론 컨벤션, 공연장, 쇼핑센터, 숙박시설, 레스토랑,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있다. 카지노 고객 외에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형법상 도박을 금지하고 있던 일본은 올해 7월 20일에 '복합리조트(IR) 실시법'을 통과시켰다. 카지노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다. 일본 카지노는 싱가포르 IR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대도시와 리조트에 2~3개를 만들고 이후 1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IR 카지노를 개장하면, 한국 카지노 산업은 큰 충격을 받는다. 일본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대의 짧은 거리에 있다. 작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00만명이다. 방일(訪日)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에 이어 둘째로 많다.
최근 필자가 '일본에 IR 카지노가 개장되면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를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의 35.4%, 강원랜드 이용객의 47.9%가 있다고 답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약 760만명의 한국인이 일본 IR 카지노를 방문해 약 2조5800억원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카지노에 오던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연간 약 17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차별화된 한국형 복합리조트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카지노 시설 외에 일반 대중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한국형 테마 시설과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규제 완화, 카지노 독립법 제정 등도 필수적이다. 일확천금은 환상일 뿐이라는 '갬블링 오류(확률에 대한 오해)' 관련 교육도 필요하다.
일본의 IR법 통과는 우리나라의 국부 유출 가능성과 도박 중독 문제를 제기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 경쟁력 향상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