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17일)를 하루 앞둔 16일 관영 매체를 통해 본격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김정일의 생전 일화를 소개하며 '신격화' 작업도 병행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외국 방문의 길에 꽃펴난 위인 일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일 동지께서 역사적인 러시아 방문의 길에 오르시었던 2001년에 러시아 신문은 '김정일 동지께서는 날씨를 길들이신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안개가 자욱했던 러시아 하산역에 김정일이 탄 열차가 들어서자마자 하늘이 맑게 갰으며, 6일 후 김정일이 찾은 노보시비르스크주(州)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저녁 평양 만수대언덕에 서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하고 있다. 이 자리엔 원래 김일성 동상만 있었으나 북한은 김정일 사망 이듬해인 2012년 4월 1000만달러(113억원)를 들여 높이 23m짜리 김정일 동상을 새로 세웠다.

북한은 각종 선전물을 통해 '김씨 일가'에 대한 신격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령님(김일성) 쓰시던 축지법, 오늘은 장군님(김정일) 쓰신다'는 가사가 담긴 선전 가요를 내놨고, 교과서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세 때부터 총을 쏘고 운전을 시작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날씨' 역시 최근까지도 유효한 선전 기법이다. 앞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9월 백두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두산에 이런 날이 없다. 오직 우리 국무위원장(김정은)님이 오실 때만 이렇다. 백두산의 주인이 오셨다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일이 '마지막 유훈'을 통해 주민에 대한 생선 공급을 강조했다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서사시를 2개 면에 걸쳐 게재했다. 김씨 일가가 주민들의 생활에 신경을 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17일엔 중앙보고대회 등 각종 대규모 추모 행사를 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