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도 손 의원의 발언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손 의원에게 ‘발언을 자제하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6일 논평을 내고 "지난 2016년 말 고영태와 사진 촬영 후에는 ‘의인 보호’를 운운하던 사람이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궁지로 몰고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는 데 분노를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손 의원을 비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손 의원은 자신의 SNS에 신 전 사무관을 향해 ‘도박꾼’, ‘돈 벌러 나온 것’,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 한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의 추측성 가시 돋친 악담을 여과 없이 퍼부었다"며 "다음날 신 전 사무관의 자살기도 소식이 전해지고 논란이 되자 자신의 해당 글을 삭제하더니, 신 전 사무관이 본인 행동에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삭제했다는 뻔뻔한 궤변까지 늘어놓았다"고 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어 "작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출근도 안하고 연봉 2억원 받는 거 아니냐’, 2017년 3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은) 계산된 것’ 이라는 등 그 동안 손혜원 의원의 가시 돋친 악담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손 의원의 ‘막말 흑역사’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모멸감을 불러일으키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격살인이라 할 정도인 손혜원 의원의 가시 돋친 혀에서 나오는 막말 퍼레이드를 듣고 국민들은 손 의원 후원금 계좌에 ‘18원’을 입금해 인증샷까지 올리고 있는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따로 논평을 내고 "표현의 자유가 개인의 인격을 말살할 자유까지 획득한 적은 없다"며 "국회의원이 표현의 자유 뒤에서, 면책 특권 뒤에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정치는 단지 혐오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선사한 선동열 감독을 향해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독설을 날려 끝내 선 감독은 손 의원 이름까지 거명하고 사퇴했다"며 "손 의원은 부디 자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이종철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신 전 사무관을 향해 앞 다투어 쏟아냈던 망언들은 셀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그 정점에 손혜원 의원이 놓였다"라고 밝혔다. 이종철 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신을 반성하고 신 전 사무관에게 사과함은 물론, 반성은커녕 ‘양아치짓’이라는 3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는 손 의원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손 의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신 전 사무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다 논란을 빚은 손 의원에게 발언을 자제하라며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손 의원에게)이 사안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라고 했다"면서 "원내에도 신 전 사무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나온 뒤, 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순진한 표정으로 청산유수 떠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신재민은 돈을 벌러 나온 것’이라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신재민은 2004년에 (대학에) 입학, 2014년에 공무원이 됐다. 고시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라며 "나쁜 머리를 쓰며 위인인 척 위장했다"며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까지 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전국 고시생 모임’은 4일 "손 의원이 신재민 전 사무관이 고시 준비 기간이 길다며 머리가 나쁘다고 한 것은 고시생들의 인격을 모독한 것"이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이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언급한 글을 삭제했다.

신 전 사무관은 목에 찰과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손 의원에겐 ‘막말로 국회의원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글을 삭제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손 의원은 4일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며 궤변으로 해명했다.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던 손 의원은 5일에도 신 전 사무관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 짓이라고 한다’는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전우용 선생님의 워딩은 언제나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전 선생님을 모시고 악성프레임 깨기 전문방송을 한번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