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유병재는 모든 면에서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 힘든 사람이다. 'SNL 코리아' 작가로 시작해 '전지적 참견 시점' 고정 출연까지 직업도 다양하고, 성격도 악동인 줄 알았더니 낯가림의 끝을 보여주는 등 반전 매력을 지녔다.

유병재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실제 성격을 잘 모르겠다"며 "기본적으로 조용한 편이지만, 관종적인 면도 있다. 그 상반된 욕구가 평생 날 괴롭힌다"고 밝혔다.

이어 "남들 앞에 나서고 싶지 않은데 관심은 받고 싶고, 누가 날 보면 부담스러운데, 막상 안 보면 싫다. 흘겨서라도 봐주면 좋겠는데, 진짜 흘겨서 보면 무섭더라"며 본인의 캐릭터다운 독특한 대답을 내놔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유병재는 MBC 인기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매니저 유규선과 함께 출연 중이다. 때론 주목받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전참시' 출연은 즐겁다고 했다. 그는 "예능에 고정적으로 출연해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특이하게 생기고, 머리 색깔도 노란색이라서 눈에 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선 "뿌리는 코미디"라며 "코미디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코미디를 하려고 시작했다.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보이느냐, 이야기를 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얼굴이 출중하지 않아서 아무도 날 위한 대본을 써주지 않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쓰고, 연기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게 작가를 하게 된 이유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작가라는 타이틀에 부끄러움을 갖고 있었는데, 요즘 글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글 쓰는 재미를 느껴서, 필력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많이 쓰고 있다. 10년 가까이 된 메모장이 있는데, 만개 정도 쌓였더라.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틈틈이 정리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과거 SNS에 '공식입장 해석법'을 비롯해 촌철살인 멘트를 남겨 화제를 모은 유병재는 "작가로서 함축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서 했는데, 많이 공감해주셨다"며 "평소 만화책을 많이 읽는다. 가만히 있을 때도 쓸데없는 글을 전부 읽는다. 그리고 틀린 맞춤법을 찾는 게 버릇이다.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잘 안 되더라. 은근히 도움 될 때도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언젠가 작가 유병재가 쓴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전혀 생각이 없다. 5분짜리 콩트를 대본으로 만드는 건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것 같다. 지구촌에서 가장 잘할 수 있다. 그런데 긴 호흡으로 가져가는 건 잘 모르겠다. 5분 분량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다. 그건 누구한테도 안 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재다능한 능력으로 작가와 코미디언을 넘어 18일 오후 9시에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유병재쇼'를 론칭한다. 그는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유병재는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신다. '유병재쇼' 포스터가 나왔을 때도, 어머니가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으셨더라. 연세도 많으신데 나보다 더 빨리하시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이와 함께 그는 "막연하게 '이렇게 되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말도 안 되게 다 이뤄졌다. 회사도, '유병재쇼'도 마음속에 꿈꿨던 일이다. 정말 일이 잘 풀렸고, 객관적으로 봐도 능력보다는 운이 좋았다.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구기일이 아니었나 싶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hsjssu@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