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을 먹는 젊은 세대를 표현한 웹툰 ‘혼밥만화’로 네티즌의 인기를 얻은 만화가 ‘카광’(필명) 이상일(25)씨가 과거 행적을 두고 논란이 일자 28일 "모든 악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과거 몸캠 피싱(화상 채팅을 통해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리벤지(보복) 포르노 유포·노인 BJ 혐오 발언 등으로 패륜 행동을 한다는 논란을 빚은 네티즌 ‘코미디갤러리 광수’(코갤 광수)가 이씨였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카광’ 이씨는 2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갤 광수’는 제가 맞는다. 제 과거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제 잘못이 큰 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8일에는 "어린 시절 모든 악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일체 활동은 영구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혼밥만화) 이모티콘도 내일 중 판매 중단 처리된다"며 "피해자분들께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과드리며 피해 복구에 힘쓰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씨는 이날 블로그에 올렸던 모든 만화와 게시글을 삭제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서도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이씨의 과거 행적 논란은 최근 이씨가 ‘코갤 광수’와 동일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네티즌 사이에서 '코갤 광수'의 목소리와 이씨의 목소리가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코갤 광수’는 2009년부터 아프리카TV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네티즌이다. ‘코갤 광수’는 개인방송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리벤지 포르노를 유포했다’는 얘기를 해 논란을 빚었다. 또한 인터넷 방송 중 여성 목소리로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남성을 속이고 남성의 노출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 노인 BJ에게 "방송하지 말고 폐지나 주워라", "빨리 죽어라, 묘지에 침을 뱉어주겠다"고 했다는 ‘패륜 논란’에도 휩싸였다.
특히 이씨가 지난해 6월 보복을 위해 헤어진 연인의 성 관련 사진·영상을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가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내용의 ‘몰래카메라, 후에’라는 만화를 그린 적이 있어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당시 이 만화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공감)' 1만 2000여 개를 받고 5000회가량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이씨는 사과문에서 "성인이 돼 리벤지 포르노 희생자들, 몰카(몰래카메라) 피해자들과 아는 사이가 됐고, 그분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제가 했던 철없는 행동에 크게 반성했다"며 "그 결과 나온 만화가 '몰라카메라 후에'였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2015년부터 ‘카광’이라는 닉네임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웹툰을 올렸다. 2016년 밥을 혼자 먹으러 온 주인공을 식당 주인이 비꼬고 놀리는 내용의 '혼밥만화'를 올리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이 만화는 젊은 세대의 ‘혼밥’ 현상과 맞물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행처럼 퍼졌다. 만화가 인기를 끌자 이씨는 2016년 7월과 8월 두 번에 걸쳐 ‘혼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혼밥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대사를 새긴 티셔츠인 ‘혼밥티’를 판매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이 펀딩에는 2000여 명이 참여해 목표액을 훨씬 넘는 6200만원을 모으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말부터는 사회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