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꼴찌 서울 삼성이 국가대표 자원인 김준일(27·201㎝)과 임동섭(29·198㎝)의 복귀로 반등을 노린다.
김준일과 임동섭은 29일 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했다. 10승28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있는 삼성에 둘의 가세는 큰 힘이다.
둘은 삼성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2016~2017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가장 최근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김준일은 "건강하고 무사히 전역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팀이 최하위권에 있어서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라고 했다. 임동섭은 "팀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코트에 들어가면 기존 동료들, (김)준일이와 함께 최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삼성은 이번 시즌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함께 시작했던 두 외국인선수 벤 음발라, 글렌 코지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해 교체됐고, 김태술, 김동욱, 장민국 등은 부상으로 들락날락했다.
김준일과 임동섭이 돌아올 때까지 중하위권에서 버틸 것을 기대했지만 전력이 많이 불안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15승 정도만 해놨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임동섭은 전형적인 장신 슈터다. 200㎝에 육박한 큰 신장에 3점슛과 속공 능력을 겸비했다. 2016~2017시즌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10.5점을 올렸다.
정통 빅맨 김준일은 2016~2017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9점 3.6리바운드를 올렸다. 힘이 좋고, 골밑 득점력이 뛰어나다. 돌파와 미들레인지 옵션이 모두 가능하다.
김준일의 현재 체중은 106㎏, 임동섭은 92㎏로 정상 컨디션일 때와 동일하다. 아픈 곳은 없다.
임동섭은 "군대 가기 전과 비교해 팀원들이 좀 바뀌었다. 나나 (김)준일이 모두 낯가리는 성격인데 최근 팀 회식을 통해 많이 가까워졌다. 형들이 먼저 다가와 편하고 좋았다"고 했다.
김준일은 "기술이 뛰어난 유진 펠프스와 함께 뛰게 돼 기대하고 있다. 입대 전에 함께 했던 라건아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라건아가 미들슛, 신체조건, 체력, 힘을 바탕으로 하는 선수라면 펠프스는 기술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함께 호흡을 맞춰 10개 구단 어디를 만나도 밀리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특히 김준일은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200㎝)으로 인해 골밑에서 높이의 이점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예전에는 공을 가지고 하는 농구에 익숙했다. 상무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꼭 내가 가지고 할 필요가 없었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새로운 김준일'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투맨 게임을 하는데 (임)동섭이 형에게 '스크린 걸고 좀 빠져'라는 등의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1년8개월 동안 들었다. 많이 연습했다"며 임동섭을 바라봤다. 임동섭은 "내가 잔소리를 좀 했다. 원래 군대 가기 전부터 많이 했다"며 웃었다.
둘은 다음달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을 앞두고 농구대표팀 예비엔트리 24명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임동섭은 "주변에서 우리 팀에 대해 '어차피 플레이오프에 못 갈 것이다', '최하위일 것이다'라고들 말하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둘에게 "수비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빠른 농구를 추구함에 있어 수비 이후에 빨리 전개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수비부터 탄탄해야 한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중위권 팀들에게 삼성은 매운 고춧가루 부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둘은 다음달 1일 원주 DB전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DB에는 함께 전역한 허웅, 김창모가 있다. 예비군들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