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를 일으키는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를 아내를 포함해 200여 명에게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남성이 징역 16년형을 선고 받았다.

ANSA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부 안코나 법원은 14일(현지 시각) 자신이 HIV에 감염된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성관계를 맺어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혐의로 기소된 클라우디오 핀티(35·Claudio Pinti)에 대해 살인·상해 유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6년 8개월 형을 선고했다.

2009년에 HIV 보균을 확정받은 핀티는 전 여자친구의 신고로 지난해 6월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게 자신이 HIV보균자임을 알리지 않고 이탈리아 전역에서 남녀 228명과 성관계를 했다고 했다. 이후 경찰은 그와 성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핀티의 이름과 사진을 전면 공개했다.

트럭 운전사인 핀티는 정기적으로 데이트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성관계 대상과 접촉한 후 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HIV 바이러스가 에이즈를 유발하지 않는다. HIV 바이러스는 제약 회사가 만든 거대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재판에서 핀티를 고소한 여성 1명과 2017년 6월 32세의 나이로 사망한 핀티의 아내 등 두 명의 피해만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 그는 당초 검찰이 구형한 18년형에 비해 2년 줄어든 형량을 받았다.

핀티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핀티의 변호사는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