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26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폐지하고 사법고시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소속 1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이 시행된 지 10년이 됐지만, 불공정·불투명한 입시, 학벌 차별, 나이 차별, 고액의 비용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로스쿨은 실패한 제도이고,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의학전문대학원을 의대 체제로 되돌린 예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을 위한 논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법조계와 로스쿨, 고시생 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로스쿨 측은 매년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시험에 통과하는 ‘자격시험’으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변시는 로스쿨 입학 정원의 75% 수준인 1500명~1600명 정도만 합격시키는 사실상 정원제(定員制)다. 따라서 변시가 치뤄질 때마다 합격인원은 고정된 상태에서 재수·삼수 등 응시생이 늘면서 변시 합격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스쿨 측이 "변시가 사실상 사법시험이 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실제로 첫 변시가 치러진 2012년 87%였던 합격률은 이듬해인 2013년 75%로 떨어진 뒤 작년에는 처음으로 절반 아래(49%)를 기록했다. 올해 응시자가 역대 최대인 3300여명인 만큼 합격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응시 기회를 최대 5번으로 정하면서,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변시에 더는 응시할 수 없는 이른바 ‘오탈자(변시에서 5번 떨어졌다는 뜻)’도 441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로스쿨 측이 주장하는 변시 자격시험화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변시로 10명 중 10명이 붙는 시험이 된다면 누가 법 공부를 열심히 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로스쿨의 짧은 교육 기간과 교수들의 수준을 고려할 때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구호도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6시에 제8회 변시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