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중국에 미 국방정보 등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미 법무부가 2일(현지 시각)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법무부는 성명을 내고 "전직 CIA 요원 제리 춘싱 리(54)는 2010년 자신에게 접근한 중국 요원 2명에게서 ‘CIA 요원으로 입수한 정보를 제공하면 10만달러를 제공하고 평생 돌봐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리는 2007년 CIA를 떠나 홍콩으로 이주한 상태였다. 법무부는 2010~2013년 리의 개인 계좌에 수십만달러가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리는 CIA의 민감한 작전에 관한 장소, 시간 등 기밀을 담은 이동식 저장장치(USB)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2년 리가 묵은 하와이 호놀룰루의 호텔 방을 수색한 결과, 그가 2004년 이전 CIA 요원으로 근무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직접 기록한 메모도 발견했다.
법무부는 "이 메모 중에는 CIA 자산 정보, 실명, 작전 회의와 장소, 전화번호, 비밀 시설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됐다"며 "이는 국가와 동료들에 대한 비극적인 배신"이라고 규탄했다.
리는 오는 8월 23일 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로이터는 그가 최고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리의 경우를 포함해 지난 1년 간 미국의 전직 정보 요원이 중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유죄를 받거나 혐의를 인정한 것은 세 번째다.
앞서 전직 미 국방정보국(DIA) 요원인 론 록웰 한센은 수십만달러를 받고 중국에 기밀을 전달하려 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또 지난해 6월 또다른 전직 CIA 요원인 케빈 말로리는 중국에 기밀 문서를 넘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