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알루미늄 지붕을 24일 하루 두 발로 밟아볼 수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사전 예약한 시민 44명을 대상으로 DDP 꼭대기를 걷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의 옥상이 시민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지붕 공개를 하루 앞두고 실시된 프레스 투어에서 한 참가자가 안전장비를 갖추고 휴대폰으로 전경을 찍고 있다. 시민 대상 공개는 24일 하루 실시된다.

4층 높이의 DDP 지붕에 올라서면 흥인지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밀리오레, 두타몰 등 일대 대형 패션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김시덕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조선시대 흥인지문부터 1970년대 의류산업을 보여주는 평화시장, 1980년대 개장한 남산타워까지 서울의 120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투어에서는 DDP의 내부 시설도 공개된다. 4만5133장의 각기 다른 외장 패널로 이뤄진 DDP에는 기둥이 없는 대신 지붕 하단부에 거미줄처럼 구성된 수만개의 프레임이 있다. 종합상황실과 VIP룸도 들어가 볼 수 있다. 박진배 공간운영팀장은 "시민들이 DDP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시범 운영 뒤 반응이 좋으면 정규 투어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