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이케빈(27)이 1군 첫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케빈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데뷔 첫 1군 무대다.
재미동포 출신인 이케빈은 2016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1군 경기에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한 채 지난해 말 방출됐다. 이후 테스트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계속 2군에만 머물렀다. 퓨처스(2군) 리그에서는 10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마침내 1군 데뷔 기회가 왔다. SK는 전날(3일)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을 웨이버 공시하면서 이날 선발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SK는 다익손의 대체 선발로 이케빈을 택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케빈에 대해 "2군에서 강력한 추천을 해줬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케빈은 처음 선 1군 마운드에서 3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65개. 3회까지 잘 던졌지만, 4회를 넘기지 못했다.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초반 호투는 인상적이었다.
출발은 산뜻했다. 1회 선두타자 이정후를 2루수 땅볼, 김하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제리 샌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4번 타자 박병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는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3회에도 선두 김혜성을 2루수 뜬공, 임지열을 삼진 처리했다.
3회 2사 후 이정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케빈은 이정후의 타구에 오른 약지를 스치듯 맞았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이후 폭투로 이정후를 2루에 보낸 뒤 후속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4회 흔들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뒤 다시 만난 중심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선두 샌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박병호와 장영석을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만루에 몰렸다.
SK 벤치는 더 기다리지 않고, 구원 박민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박민호는 첫 타자 김규민에게 더블 플레이를 유도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샌즈가 홈을 밟아 이케빈의 실점이 올라갔다. 박민호는 박동원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