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전방 군 장병과 면회 가던 가족들에게 추억의 장소였던 '상봉 시외버스 터미널'(서울 중랑구)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상봉터미널 자리에는 고층 주상복합 건물〈조감도〉이 들어서고, 상봉터미널은 이 건물 아래 일부를 이용하는 '초미니 터미널'로 명맥만 이어가게 됐다. 서울시는 상봉터미널 일대를 재개발하는 결정을 최근 고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랑구는 상봉터미널 일대에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짓고 상봉터미널을 붙여 그 자리에서 환승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새 상봉터미널은 부지 면적 474평(1569㎡) 수준의 초미니 터미널로 운영된다. 2021년 1월 착공 예정으로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상봉터미널은 일부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1985년 문을 연 상봉터미널은 강원도 일대를 중심으로 30여 노선을 운영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시외버스 터미널이었다. 건물 규모도 지하 2층~지상 3층으로 연면적이 5675평(1만8785㎡) 수준이었다.

이용객은 한때 하루 평균 2만명이 넘었다. 특히 당시 도로 사정상 서울에서 구리, 의정부시 등 경기 북부와 강원도 방향으로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로 군인들의 환승 터미널 역할을 했다. 상봉터미널의 대기실은 항상 휴가 나온 군인들로 북적였고, 조금이라도 빨리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공중전화 앞으로 달려가는 군인들도 많았다. 다른 한쪽에서는 군대로 복귀하는 장병과 이별하며 눈물을 흘리는 '고무신'들의 모습도 흔했다.

군인들의 추억은 뒤로한 채 상봉터미널은 2000년대 들어 이용객이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서울 광진구에 '동서울 터미널'이 생기면서 군인들이 주로 이용하던 경기도와 강원도 노선을 흡수했기 때문이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00년 3498명에서 2005년 1600명, 2006년 1400명, 2007년 1264명으로 감소해왔다. 최근 상봉터미널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80여명에 불과하다. 운영하는 노선도 청주, 대전, 전주, 광주, 원주 등 5개 노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