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가 '럭셔리 호텔'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24일 지역 호텔업계에 따르면 해운대 해변 동쪽 끝의 101층 짜리 건물, 엘씨티의 '시그니엘 부산'이 내년 상반기 중 문을 열 계획이다. '시그니엘'은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서울의 123층 롯데월드타워 안에 있는 '시그니엘 서울'에 이은 시그니엘 호텔 2호점이다. '시그니엘'은 5성을 넘어서는 '6성급'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엘시티 101층 중 지상 3층~19층 260실 규모로 개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 별 다섯개 짜리 특급호텔들은 대부분 해운대권에 몰려 있다. 부산의 원조 특급호텔인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을 비롯, 광안대교·수영만 요트경기장 등의 멋진 야경으로 유명한 마린시티 파크 하얏트, 해운대 해변의 그랜드호텔, 동백섬 앞의 웨스틴 조선비치 호텔 등이 그렇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 힐튼호텔은 해운대와 아주 멀지는 않다. 이 호텔은 호텔 수영장 천국에 럭셔리한 분위기로 뜨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시그니엘 부산'이 가세를 하면서 '럭셔리 호텔 경쟁'에 불을 붙였다. 또 롯데와 유통·백화점 부문 라이벌 관계인 신세계 그룹이 해운대 해변과 동백섬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웨스턴조선호텔 290개 객실을 내년부터 140개로 줄이고 전 객실을 스위트급으로 바꾸는 2년간의 '6성급 리노베이션'에 들어간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인수한 옛 해운대 해변의 4성급 노보텔(330실)도 5성급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7월 재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는 이들 '5~6성급 럭셔리' 외에도 수많은 호텔들의 천국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됐다.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내년 봄까지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새로 문을 열 예정인 호텔은 6개다. 새로 공급되는 객실 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해운대의 관광·비즈니스·분양형 호텔은 1995년 6곳에서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33곳으로 급증했다. 선트리호텔, 호텔 라온,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해운대 호텔들은 적게는 40여개, 많게는 100개 이상 객실을 갖추는 등 규모가 다양하다.
반면 호텔업계는 중저가 호텔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운대에서 분양형 호텔을 위탁운영하던 한 업체는 지난 4월 아예 철수했다. 부산시 조영태 문화관광국장은 "해운대에 호텔붐이 일고 있는 것은 부산의 관광매력 요소 확대, 국내외 전시컨벤션 행사 개최 증가, 중국 관광객 증가 등으로 숙박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해운대와 부산이 여름 한철 관광지가 아니라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글로벌 투어시티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