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사법제도 개편과 관련한 현안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대한민국 주적은 북한"이라거나 "이석기 사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라는 '소신' 답변도 내놨다. "검사 우병우는 유능하고 책임감이 강한 검사"라고도 했다.
윤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 '우리나라의 주적은 어디인가'라는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질의에 "대한민국의 주적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 3대 세습 독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교류와 협력은 필요하지만,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에 대하여는 엄정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또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는 "원칙적으로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견해'를 묻자 "헌재의 (해산)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해서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5·16에 대해선 "쿠데타 내지 군사정변이라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대한민국 역사에 남긴 의미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데 우 전 수석에 대해 당시 후보자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느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질의에 "검사로서 우병우는 유능하고 책임감이 강한 검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본인의 장·단점을 묻는 질의에는 "부끄럽지만 정의를 향한 의지,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각오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단점 가운데, 일을 우선한 나머지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내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가 있느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질의에는 "반부패비서관 박형철을 전 검찰 동료로서 알고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부동시(不同視)' 판정을 받아 징집이 면제됐다. 이에 대해 그는 "부동시로 인해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못하였고, 안경을 착용하면 어지러워 계단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이 고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달러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경과에 대해서는 "이 사건은 10년 전인 2009년에 내사종결된 사건으로, 종결된 사건을 재기하여 수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증거의 발견이 필요하다"며 "현재 검찰에서 재기사유인 새로운 증거를 찾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성향이 보수냐 진보냐'는 질의에는 "검사로서 법을 집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급진적 변화보다는 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중시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윤 후보자 검찰총장 지명으로 현 정권이 좌편향적으로 기울고 있다는 지적에는 "검찰총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동성애와 관련해 윤 후보자는 "성(性)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동성결혼 허용'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같은 답변을 내놨다. '후보자의 자녀가 동성애를 원하고, 동성결혼을 하겠다면 존중할 의향이 있는가', '군대 내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