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으로 구성된 남미 공동시장 ‘메르코수르(Mercosur)’가 회원국 간 로밍 요금을 폐지할 전망이다. 남미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하는 2억9000만명이 단일 통신 권역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La Nación)에 따르면 메르코수르 소속 이들 4개국 정상은 오는 17일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공식 발표한다. 앞으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국민들은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다른 3개국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초 메르코수르는 회원국 간 로밍 서비스 요금 인하를 목표로 ‘메르코수르 통신위원회’ (Communications Commission of Mercosur)를 출범시켜 관련 문제를 다뤘지만, 논의를 거치며 이를 완전히 없애자는 데까지 합의가 이르게 된 것이다. 4개국 정상이 이날 합의안에 공식 서명을 한 뒤,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치면 협정은 정식 발효된다.

오라시오 레이세르 트라베르스 아르헨티나 국제경제관계부 장관은 라 나시온과 인터뷰에서 "메르코수르를 현실적으로 단일 시장으로 만드는 것의 일환"이라며 "메르코수르는 역내 통합을 넘어 세계와 통합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국이 무역 장벽을 전면 철폐해 1995년 출범시킨 남미의 공동시장이다. 베네수엘라가 2012년 추가 가입했지만 현재는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우리 정부 역시 메르코수르 4개국과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