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총장처럼 한동훈도 '파격 발탁'...대검 반부패부장에
조희진, 이영주 이어 3번째 女검사장 노정연 송무부장
법무부 "기수·서열문화 탈피, 역량따라 보직 맡겼다"
법무부는 26일 강남일(50·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검사장급)을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로 승진·보임하는 등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3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전날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하루 만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배성범(57·23기) 광주지검장이 발탁됐고,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이성윤(57·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임명됐다. 강 실장을 포함해 윤 총장의 동기들이 검찰 내 ‘빅3’로 불리는 핵심 요직을 모두 차지하게 됐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윤 총장과 함께 ‘적폐수사’를 이끌었던 한동훈(46·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과 함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파격 발탁됐다.
윤 총장 지명 이후 검찰에 남은 22기 검사장 3명은 고검장급으로 승진했다. 서울고검장에는 김영대(22기) 서울북부지검장이, 수원고검장에는 김우현(22기) 인천지검장이, 부산고검장에는 양부남(22기) 의정부지검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한 4명 가운데 3명이 윤 총장의 선배, 1명이 동기인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기수와 서열문화를 탈피한 인사"라고 자평했다.
그보다 윗 기수인 황철규(55·19기) 부산고검장과 노승권(54·21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황 고검장은 국제검사협회장에 당선돼 스스로 연구위원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급은 한층 젊어졌다. 신임 검사장급에 승진한 인원은 모두 14명. 24기 1명과 25기 6명, 26기 5명, 27기 2명 등이었다. 막내 기수인 27기에선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이원석(50·27기) 해외불법재산환수 정부합동조사단장이 동기들 중에 가장 먼저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윤 총장과는 근무연이 깊은 인물들이다. 한 차장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부터 윤 총장과 ‘원팀’으로 근무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에 복귀해서도 줄곧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차장검사로 윤 총장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수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등 주요 적폐수사를 이끌었다.
이 단장은 2001년 평검사 시절 윤 총장과 부산지검에서 함께 근무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고, 10년 뒤 대검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으로 발령나며 다시 재회했다. 이 단장은 또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노정연(52·25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임명되며 역대 세 번째 여성 검사장이 됐다. 앞서 조희진(57·19기) 전 동부지검장과 이영주(52·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었다. 이 기획부장은 이번에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윤석열호(號)’ 검찰 체제가 진용을 갖추고 첫 발을 내딪게 됐다. 이번 검찰 간부 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파격적인 인사로 검찰 수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윤 총장이 전임 문무일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여서 그 규모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윤 총장부터 ‘기수 파괴’라고 불릴만큼 파격 발탁이었기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조직의 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신임 검찰총장 취임 시 총장보다 선배 또는 동기인 검찰 간부들이 모두 용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윗 기수와 동기가 다수 보임됐다"며 "검사장급으로 처음 진입한 연수원 26~27기를 기조부장, 형사부장, 반부패·강력부장, 공안부장 등 대검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등 기수와 서열 위주의 경직된 관행을 탈피한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분위기를 일신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