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로 소개할 책은 '클루지'입니다. 10년 정도 전에 읽은 책인데, 이 책을 읽고 인생이 진짜 바뀌었습니다.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굉장히 단순해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의사 결정을 잘하면 됩니다."

자수성가해 10억 연봉 사업가가 됐다는 유튜버 '라이프해커 자청'의 한마디에 출판 시장이 들썩였다. 미국 심리학자 개리 마커스가 올바른 의사 결정 방법에 대해 쓴 '클루지'(갤리온)는 2009년 출간돼 6000부가량 팔린 뒤 2011년 절판된 책. 지난 6월 12일 라이프해커 자청이 '오타쿠 흙수저의 인생을 연봉 10억으로 바꿔준 5권의 심리학책' 중 한 권으로 소개하면서 순식간에 '부활'했다. 이 유튜브 구독자는 6만7000명. 김남연 갤리온 대표는 "책을 다시 구할 수 없겠냐는 문의가 쏟아져서 저작권 재계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판매를 시작했는데 2주 만에 8000부가량 팔렸다. 예스24 7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생을 바꾼 책’ 중 한 권으로 ‘클루지’를 소개 중인 유튜버 라이프해커 자청.

인기 유튜버들이 출판 시장에도 입김을 발휘하고 있다. 7월 넷째 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엔 유명 유튜브 채널에 소개돼 베스트셀러가 된 이른바 '유튜버셀러'만 일곱 권이다. 라이프해커 자청이 소개한 책은 '클루지' 외에도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와이즈베리)가 15위에 올랐다. 와이즈베리출판사는 "한 달에 100부 미만 판매되던 책이 유튜브에 소개되자 한 달 만에 2만 부 팔렸다"고 했다. 종합 1위에 오른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웨일북)도 구독자 29만명인 유튜브 '책그림'에 소개된 책이다.

출판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유튜브는 구독자 74만명을 둔 '김미경TV'. 책 소개 코너인 '김미경의 북드라마'는 책 한 권당 제작비 500만원을 받는데도 출판사들의 요청이 이어진다. 지난 3월 소개된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북하우스)은 2014년 출간된 구간임에도 역주행을 거듭해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랐다. 허영수 북하우스 국장은 "소개 1주일 만에 1만5000부 팔렸고, 지금까지 3만5000부 팔렸다"고 했다. 이 밖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 '아주 작은 습관의 힘'(비즈니스북스) 등이 김미경 TV 덕을 톡톡히 봤다.

유명 유튜버가 소개했다고 해서 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남연 갤리온 대표는 "'클루지'의 경우 유튜버의 인생 역정과 책 내용이 맞물려 구독자들을 움직였다"면서 "효용이 확실한 자기계발서류가 유튜버셀러로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부작용도 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광고비를 받으면서도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어 좋은 책인 줄 알고 사는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투명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