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자유한국당 배현진 전 대변인이 안 의원이 '최순실 재산이 400조원'이라고 말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의 공방은 배 전 대변인이 지난 6일 최근 금융시장 불안 문제를 거론하며 과거 안 의원이 최씨 재산이 400조원이라고 거론한 게 발단이 됐다. 배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사흘 동안 주가를 방어하는데 1조4000억을 쏟아부었다. 정부는 금모으기 기대하다가 여론에 두들겨 맞고 SNS를 내렸단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안민석 의원을 독일에 급파하시라. 400조만 찾아오면 국난 고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자 안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400조’라는 언급은 나와 무관한 가짜 뉴스다. 나는 박정희 또는 최순실의 재산이 300조, 400조 원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 전 대변인에게 "‘400조’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공개사과하지 않는다면 남김없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배 전 대변인이 안 의원을 거론하면서 최씨 재산 400조원을 언급한 것은 최씨 재산과 관련한 안 의원의 과거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난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최순실씨의 대규모 은닉재산을 추적한다며 독일을 다녀왔다. 그 뒤 안 의원은 2017년 4월 SBS에 출연해 "프레이저 보고서라는 게 있다. 1978년 미국 의회에서 CIA(미 중앙정보국)가 당시 박정희의 통치 자금을 조사했던 거다. 그 보고서에 보면 당시 박정희 통치 자금이 그 당시 돈으로 9조 원.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300조가 되는 돈"이라고 했다.
이어 두 달 후인 6월 28일 TBS 인터뷰에서 같은 CIA 같은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박정희가 통치기간에 스위스은행에 모았던 돈들의 규모가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0조원"이라고 한 후 "스위스 비밀계좌에 포스코의 돈이 들어왔고, 그 돈이 최순실하고 연관되어 있는 그런 90% 정황을 지금 발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 너(최순실) 아버지(최태민)가 물려준 거지? 이것 너 아버지가 박근혜 대통령한테 위임받은 재산이지?’(라고 검사가 물으면) 최순실씨가 인정하겠나"라며 "(내가 발의한) 특별법(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에는 최씨가 이 재산이 자기 거라는 걸 입증하도록 되어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2017년 7월 JTBC 뉴스룸에 나와 "지금까지 파악한 최순실의 은닉 재산은 대략 어느 정도나 된다고 추정을 하나"란 질문에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조사한 당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조9000억 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 돈. 그리고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의 시작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2017년 8월 31일 UC버클리대 한국학센터 초청강연에서도 "최순실 은닉재산은 밝혀진 것만 10조에 달한다. 최순실 은닉재산의 뿌리는 박정희 재산"이라며 "(프레이저 보고서에 따르면) 박정희 통치자금을 2017년 현재로 환산했을 경우 약 400조원으로 한국정부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고 했다. 그러면서 " 새마음봉사단(전 구국선교회),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재단 등을 통해 박정희가 축적한 재산은 최태민에 이어 최순실, 정유라로 승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배 전 대변인은 안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과 연관지어 최씨 재산이 400조원이 될 것이란 짐작을 하게끔 발언했다고 하는 것이다. 반면 안 의원은 명시적으로 최씨 재산이 400조원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배 전 대변인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