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로마자로 성명을 표기하는 방식을 현행 이름―성(姓) 순에서 성―이름 순으로 바꾸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성 장관이 6일 각료간담회에서 이 같은 로마자 이름 표기법 변경안을 공식 제안했고, 일본 정부가 해당 정책의 추진에 합의했다고 한다.
일본은 자국 내에선 한국과 마찬가지로 성―이름의 순서로 성명을 표시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우 '아베'가 성, '신조'가 이름이다. 하지만 로마자로 표기할 때에는 서구 방식을 따라 'SHINZO ABE(신조 아베)'로 이름을 성보다 먼저 써왔다. 청와대 영문 홈페이지가 문재인 대통령 성명을 'Moon Jae-in'으로 표기하는 것과 반대다. 일부 언론은 메이지 시대 서구 로마자 이름 표기 방식을 따온 게 지금까지 굳어졌다는 것을 유력한 가설로 소개한다.
문부과학성의 자문기관이던 당시 국어(國語)심의회는 2000년부터 로마자 이름 표기법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이 있는 만큼 로마자로 쓸 때도 일본인의 성―이름 순서를 유지하는 게 옳다는 것이다. 문화청도 심의회의 견해에 근거해 성―이름 순을 권고했지만, 정부 정책 차원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흐지부지됐다.
올 5월엔 2020년 도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시바 문부과학상이 직접 성명 표기 순서 변경을 제안하며 정책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다. 문부과학성 영어 홈페이지의 영문 표기명은 성-이름 순으로 이미 수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