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동물 모피 제품 제조·판매 등을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내 샌프란시스코(지난해 3월)와 LA(지난해 9월)는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주 차원에서 이같은 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반 모피’ 시위를 벌이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PETA 회원들

13일(현지 시각) CNN과 가디언 등 현지 언론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날 모피 신제품 판매·기증·제조를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오는 2023년 1월1일 이 법안이 발효되면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모피로 만든 옷과 핸드백, 신발 등 모든 품목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된다. 법을 위반하는 사람은 민사 처벌을 받게 되며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해당 법안은 신규 생산되는 제품에 적용된다.

베르사체,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도 토끼나 친칠라, 밍크 등의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동물 학대를 막는 다수의 법안도 승인됐다. 코끼리, 호랑이 등을 이용한 동물서커스도 금지됐으며, 밥캣(스라소니 속) 사냥과 말 도살 역시 금지된다. 특히 동물서커스 금지법은 모피 금지법보다 더 엄격한 처벌을 적용해 법을 위반할 때마다 하루 최대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은 법안 승인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은 산 채로 가죽을 내놓고 서커스에서 공연해오던 캘리포니아 동물들에게 역사적인 날"이라며 "캘리포니아의 진보적 우위를 다른 주들이 따를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해당 법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해왔던 모피 산업계에선 미국 내에서의 모피 암시장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