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 진영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조직적인 유튜브 세(勢) 불리기를 시작했다. 이른바 '진보 유튜브 키우기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보수 우세'인 유튜브 정치 지형도를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팬카페와 클리앙 등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보 유튜브 성장 프로젝트'란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정권에 우호적인 유튜브 채널에 집단으로 '구독' 버튼을 눌러, 일반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접속했을 때 이 채널들이 자동으로 추천되는 빈도를 높이자는 내용이다. 게시물에는 구체적인 유튜브 채널 목록도 적시됐다. '딴지방송국' '시사타파TV' '고양이뉴스' 등 친여·친문 성향 채널 43개와 민주당 국회의원 개인 채널 12개가 목록에 올랐다. 신원 미상의 게시물 작성자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미리 유튜브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며 "우파 유튜브는 평균 구독자가 40만~50만명인데 우리는 10만명 넘는 채널도 손에 꼽는다"고 적었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은 구독자나 조회수 등이 많은 채널의 영상을 이용자들에게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실제로 '진보 유튜브 프로젝트' 리스트에 올라간 채널은 구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목록 최상단을 차지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채널(2011년 개설) 구독자 수는 불과 20여 일 만에 91만명에서 101만명으로 1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시사타파TV' 채널(2014년 개설) 구독자 수는 25만명에서 32만명이 됐다. 명단에 있는 '박주민TV'와 '손혜원TV'도 구독자 수가 2만명 이상 늘었다.

명단에 오른 유튜버 스스로가 해당 프로젝트의 전도사로 나서기도 한다. '알리미 황희두' 채널은 지난 16일 '더 많은 진보 유튜버를 키워야 하는 이유' 영상에서 "최근 중립인 척하던 언론사들이 사실상 검찰 편에 서는 걸 보고, 중립인 척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편파됐다고 볼 수 있고,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보수는 보수로 보기 어렵다"며 "자칭 우파 유튜버들이 망해 간다"고도 했다.

'선명성 경쟁'이 붙으면서 영상 내용이 과격화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지난 20일 '헬마우스' 채널은 '젊은 청년이 가짜 뉴스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하는 유튜버들을 "우파코인 털이범" "동네 미친 가짜 뉴스 제작자"라고 비난했다. 한 친문 유튜버는 최근 서초동 촛불 집회 현장에서 보수 방송사 취재진을 비난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박사모 응징 영상' '미친 X 끼 조원진에게 되돌려 주다' 제목의 영상을 올린 유튜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