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언론에만 해당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학계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언론 통제적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은 지난 25일 밤 공개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운동장에서 놀게 하고, 게임 규칙을 위반하면 핀셋으로 잡아서 운동장 밖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왜곡해서 기사를 쓰면 완전히 패가망신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조 전 장관 의혹 보도에 대해선 "언론이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해서 기사를 써야 하는데 누가 이야기하면 무조건 쓴다"며 "정상적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의 자유는 모든 매체에 보장된다"며 "박 시장 발언은 정치적 외압으로 비칠 수 있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박 시장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친문(親文) 강성 지지층의 관심을 받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언론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미 CBS의 1000만달러(약 120억원) 배상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그 주장은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박 시장은 tbs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교통방송은 서울시장 산하 기관으로 시장이 인사·경영권을 갖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다스뵈이다' 촬영장에서 객석을 향해 "교통방송 주인이 누굽니까"라고 물었다. 대답이 잘 나오지 않자 김어준씨는 "박원순이라고 해줘야 돼. 그래야 다음 말이 이어진다"고 했다. 박 시장이 "(교통방송) 사장 임명권자가 누굽니까"라고 재차 묻자 "박원순"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박 시장은 "그런데 나는 (2016년 이후 교통방송에) 다섯 번밖에 못 나갔다"고 했다. 출연 횟수가 적으니 편향성과 거리가 멀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치권과 방송계에선 "인사권과 경영권을 쥔 인사가 해당 방송에 한 번이라도 출연하는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시장은 최근 국정감사와 관련해 야당을 겨냥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옛날에는 고래고래 고함치고 했는데 많이 죽긴 죽었더라"고 했다. 김어준씨가 "김 의원이 박 시장 공격하다가 자녀 문제가 터졌다"고 하자, 박 시장은 "나한테 걸리면 다 죽어. 나도 공손한 사람인데 이런 것들은 용납할 수 없다. 응징해야죠"라고 했다. 김어준씨가 "시장은 세 번이면 끝날 텐데 발언이 세졌다"고 하자, 박 시장은 "잘하고 있는 사람 갖고 왜 시비를 거느냐. (자치단체장 연임을 세 번으로 제한한) 법률 좀 고쳐주면 한 번 더 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