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 우한 체류 교민 700명을 30~31일 전세기로 입국시켜 아산과 진천 공공시설에 격리 수용하기로 결정하자 두 곳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트랙터 등으로 도로 봉쇄까지 했다. 아산시장, 진천군의회, 아산·진천 시설지역이 지역구인 야당 의원들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두 시설은 모두 시내에서 먼 곳에 있는 독립적 시설이다. 가까운 마을도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우한폐렴은 침방울 등을 통해 옮겨지는 전염병이다. 수백m 떨어진 공기 전염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 주민들이 어려운 처지의 우리 교민을 생각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주기를 바란다.
이 소란은 정부가 증폭시켰다. 정부는 당초 28일 천안을 임시 수용시설로 정했다. 그런데 천안 주민들이 반발하자 아산·진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천안의 국회의원 세 명은 모두 여당 소속이다. 아산과 진천 시설은 야당 의원 지역구다. 아산과 진천 주민들 입장에서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한 교민들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세기를 띄울 항공사에서 탑승자 지원을 받았는데 다행히 필요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의 승무원이 자원하고 나섰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된다. 중국 춘제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올 중국인과 중국 유학생이 1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상당수는 노약자 돌봄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이 어려운 문제들에 대처하자면 정부가 신뢰를 받아야 하고 유능해야 한다. 우한 폐렴보다 이게 더 불안하다.